"윤리화"(ethicization)과 "윤리의 제도화"(institutionalization of ethics) 사이에서 혼란을 겪었다. 이 둘을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했던것... 윤리의 제도화는 상대적으로 분명한 개념이다. 윤리강령, 윤리위원회 등 구체적인 제도의 도입, 운용을 가리키는 것이다. 윤리화는 폭이 더 넓은 개념이다. 공적 담론에서 윤리적 프레미잉이 더 중시되는 경향과, 윤리의 제도화까지 포함한다. 윤리의 제도화는 매우 공식적인 활동에 대한 것이다. 재미가 덜하다. 윤리화, 혹은 "윤리 붐 boom" 같은 것이라야 사회학적으로 할 얘기가 더 많다.
공적 담론의 윤리화는 견해가 서로 다름(dissent)에 대한 공적 인정을 전제로 한다. 합의된 가치를 일방적인 관철시키려는 계몽의 의지의 발현인 도덕, 도덕화와 구별할 수 있다. 도덕과 윤리를 이런 방식으로 구분하는 것은 현실 분석에 있어서 매우 유용한 도구인 것 같다. 이 구분은 A. Bogner에게서 들은 것이지만 , 최병구의 "1920년대 초반 '사회주의'의 등장과 '행복' 담론의 변화"에서도 비슷한 구절을 발견했다. 아주 반갑게도...
"그런데 이러한 도덕주의는 '윤리'와 엄격하게 구분될 필요가 있다. (...) 외부로부터 부과되는 규율과 법칙에 의문을 제기하며 자기 자신을 성찰대상으로 올리는 '윤리'와 다르게 도덕주의는 외적인 규율을 수용하고 그 안에서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 뿐이다."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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