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혜원의 책에서 소개된 논문이다. 누군가가 친절하게 요약해 두어서 가져왔다. '서구의 최첨단 이론'이 과연 적나라한 전근대적 비상식이 난무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설명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지...늘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런 고민의 일단이라고 볼 수 있겠다. 서구이론이 무슨 잘못이 있으랴.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선택하고, 수용하고, 써먹느냐에 있겠지....
물음의 방식과 역사
*①어떠한 문제를 탐구할 것인가 ②그 문제를 어떻게 탐구할 것인가; ①에 대해 상대적으로 덜 민감했다.
*서구 여성학 지식 가운데 ‘특정한 지식’들이 ‘특정한 시점’에서 한국사회에 유통된다. 왜 서구 이론 가운데 특정한 이론, 논의만 유입되는가?
*모든 지식생산과정은 사회적, 정치적 과정: 학과 체제, 교수진의 전공분야, 학술지 및 출판사들의 정책, 출판제도, 정치적 상황 등에 의해 특정한 이론이 선별적으로 소개되고 수용된다.
*지금까지 국내 여성학계에 유입 논의되고 있는 서구이론 대부분은 서구(특히 미국) 학계에서 인정받고, 지배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유명한 이론들’이며, 국제적으로 명망을 얻고 있는 학자들의 저술이다. 우리가 던진 물음에 답하는 데 필요한 이론이라서 수입하는가, 아니면 이론을 수입한 후에 우리 물음이 그 틀 안에서 구성되는가?
→ 서구 여성주의 이론의 역사는 여성운동의 역사와 직결된 반면, 우리는 많은 경우 여성들의 문제의식이 여성운동의 과정에서 또는 현실에 실재하는 여성들의 경험에서 도출되었다기보다 외부에서 주어졌다.
*냉전구조와 반공이데올로기 아래 우리가 접할 수 여성해방론은 자유주의 여성해방론이었다. 자유주의 여성해방론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마르크스주의 여성해방론이 나오고 마르크스주의 논의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급진주의 여성해방론이 나왔던 서구와 대조적으로, 우리는 자유주의 여성해방론의 소개와 더불어 급진주의 여성해방론이 먼저 논의되었다.
*연구가 금지된 현실은 마르크스주의 여성해방론과 사회주의 여성해방론에 대한 높은 열망을 낳았고, 이후 성/계급 논쟁으로 이어졌다. 관념적 논쟁은 소련과 동구권 사회주의 몰락과 북한 사회주의의 모순이 드러나면서 별 다른 결론도 합의점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다.
*여성학이 제도화된 이후 연구 프로젝트 중심의 연구가 주가 되는 학문체계는 연구자의 지식을 타자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우리 사회 지식인을 타자화시키는 것은 서구 식민종주국의 지식인이나 지식체계가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다.
⇒ ‘무엇을 물을 것인가’라는 물음의 과제가 여성학 지식 형성의 주요한 프로젝트로 등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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