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3일 토요일

정치적 견해 그리고 인간에 대한 호불호를 드러내는 이런 글은 '페북' 같은 곳에 올리기 조심스럽다. '보복'당할 걸 염려해서가 아니라 부정적인 이야기로 독자의 영혼에 끼치는 폐를 최소화하려는 생각 때문이다 (이곳의 소수의 독자들에겐 죄송. 꾸벅). 더군다나 나와 다른 견해를 갖는 사람들이라면 내 글 읽은 뒤에 원치않는 '부작용'을 경험할 수도 있기에...
안철수 원장과 박경철 원장, 그리고 작가 이외수, 김정운 교수에 대한 이야기다.

어제 저녁 유희열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경철님이 초대되었다. 우연히 듣기 시작해서 글쎄 30분 정도 들었을까, 더 이상 듣지 못하고 껐다. 왜? 재미가 없어서. 경철님 얘기는 그 동안 여러 매체를 통해서 들었던 터였고 그냥 '착한 사람'인 것 같다는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철수님과 같이 대학생들에게 강연을 다닌다는 얘기도 들었고, 김제동과 함께 텔레비전에 출연한 걸 보기도 했었고...
어제 얘긴... 대부분 그저 그런 일상적이고 소소한 감상이었는데 뭐랄까 도덕선생님의 목소리 같았다. 혹은 수필가... 따뜻한 얘기, 좋은 얘기만 하고 있어서 지루한... 좋아하는 단어가 '살갑다, 그립다'라든지... 조영남의 노래 '모란꽃?(동백꽃)'에 얽힌 이야기랄지...
그러면서 그와 단짝인 철수님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서울시장 후보에 출마하겠다는... 오세훈의 전시행정이 아닌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문국현'스러운 출사표!
그들이 청년들의 상담가를 자처한 건 참 보기 좋았는데 왠지 그런 적극적 사회 참여가 그들에게 과도한 책임과 정의감을 불러일으킨 건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백만 팔로우어를 가지고 있다는 이외수님도 최근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맡으셨던데... 그것도 요즘 매스미디어 노출을 무척 즐기시는 김정운님과 함께...

좋은 의도로 시작한 일이라도 도를 지나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개 호응을 얻으면 거기에 취해서 도를 넘게되기 쉽다. 네 분 모두 적절한 시점에서 물러나거나 새로운 일을 해보길 추천드린다.

난 강호동에 대해서 특별한 호불호의 감정은 없는데 맡은 프로그램이 정상일 때 거기에서 내려오는 그의 '철학'만큼은 참 마음에 든다. 나야 아직 뭐 정상 근처는 커녕 제대로 등산을 시작하지도 않은 상태지만 조심해야 한다. 특히 '도덕선생화'되기 쉬운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늘 긴장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가늘고 길게 가는 유희열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 모름지기 가볍고 유연해야 다치지 않는 법이다. 주제가 무거울수록 가볍고 경쾌하게 표현해야 하고 (좋은 예, 이태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1997'), 운동할 때도 그래야 다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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