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14일 수요일

"권위주의 정권 시절 연예인은 도덕적 책임을 지는 공인에 불과했지만, 문화의 산업화가 고도로 발달하는 단계로 진입하면 연예인은 또 다른 지위를 얻는다. 1990년 이후 문화의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한국의 연예인은 공인이자 동시에 ‘셀레브리티’(Celebrity)라는 새로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산업자본주의를 금융자본주의가 대체하듯, 문화산업이 고도화되면서 ‘스타’를 대체하는 셀레브리티는 후기 문화산업의 특산품이다. 미디어 산업이 폭발적으로 확산되면, 그 미디어 산업의 콘텐츠를 채워줄 사람이 필요하다. 셀레브리티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화제와 가십거리가 없다면, 그 많은 케이블 방송과 잡지와 인터넷 매체를 무엇으로 채울 수 있겠는가. 비틀즈가 팝 아티스트였다면, 마이클 잭슨은 셀레브리티이다. 비틀즈의 새 앨범은 기사화되어 음악전문잡지 롤링 스톤즈 에 실린다. 비틀즈는 가십 전문지 타블로이드 신문인 더 선 (The Sun)의 1면을 장식할 일이 없다. 하지만 마이클 잭슨은 다르다. 마이클 잭슨은 롤링 스톤즈 뿐만 아니라 더 선의 기자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화제’를 제공하는 셀레브리티이다. 마이클 잭슨은 일자리를 창출한다. 마이클 잭슨을 ‘원소스멀티유스’의 대상으로 삼는 다양한 직업군이 등장한다. 마이클 잭슨 덕택에 파파라치 사진사는 밥을 먹고 살고, 마이클 잭슨을 둘러싼 루머를 취재해 타블로이드 판 신문에 기사를 팔아먹는 셀레브리티 가십 전문 연예 기자도 있다." (노명우 (2010), '사회적 사실'인 연예인의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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