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25일 월요일

두 세계

우리는 두 세계에 살고 있다. 준비된 세계와 즉흥적 세계. 후자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날 것 그대로 일이 벌어지는 세계이고, 전자는 성찰하고 추수려서 걸러진 생각 혹은 행동으로 이루어진 세계이다. 우리는 즉흥의 세계가 주는 찰나의 미적 체험을 즐기기도 하고, 사태와 거리를 둘 수 있고, 그렇게 확보된 거리가 나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준비된 세계의 안정감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두 세계의 경계를 구분할 수 있지만, 대개는 - 특히 대화상황에서는 - 두 세계 경계의 중첩, 분리가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우리의 삶은 두 세계 간의 경계가 너무 분명하거나, 그 간극이 너무 넓을 경우에 쉽게 고달파진다. 더 행복하게 살려면 간극을 좁힐 필요가 있다. 즉흥적 세계에 더 노출되어 단련되는 것도 필요할 것이고, 준비된 세계의 외연을 넓여 두 세계의 접경지대를 넓힐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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