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1일 금요일

"경쟁은 몸치인 당신을 춤추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춤추는 당신은 원래의 당신이 아닐 것이다. 그게 나쁜 건 아니다. 다만, 이 사회에선 그러지 않는 자를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 뿐."

'나가수'에서 드러난 '경쟁'의 속성을 다룬 딴지일보 한 기사의 말미다. 한국인이 이런 저런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 모를 사람 없을 것이다. 그게 유독 한국에사 더 강하게 드러나고 있는 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리겠지만... 다만 한국이 선진국에 비해 낙오자에 대한 안전망이 부족하다는 점에 대해선 알만한 사람들은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여하튼 '경쟁'의 지나침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나가수'에서 대해서도 쓴소리를 하는 심정 이해할 수 있다. 인용한 윗 문장도 그런 맥락에서 썼을 것이고.
난 경쟁이 가져오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는 것도 무시하지 말자는 쪽이다.

'기자'는 원래 춤이라면 질겁을 하던 사람이 경쟁 때문에 챙피함을 무릎쓰고 춤을 추는 경우를 가상의 예로 들었는데, 썩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물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추기 싫은 춤을 '억지로' 췄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김연우가 그런 예가 아닌가 싶다. 한 번 꼴지를 한 이후 평소 창법에 변화를 줬다고 하고 그래서 다음 번엔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김연우를 잘 모르는 내가 보기엔 대단한 변화를 준 것 같지도 않았지만, 여하튼 내 눈엔 목청을 자랑하려고 오버하는 것처럼 보이긴 했다. 추기 싫은 춤을 추는...
경쟁구도에서 발생하는 변화에 대한 강박을 긍정적으로 풀어 낸 '좋은' 사례도 많이 있다. 이소라가 그랬고, 김범수가 그랬다. 특히 김범수는 기다렸다는듯이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이 평소에 해보고 싶던 공연을 펼쳤다고 했다. 그 이후주어지는 무대는 그래서 덤으로 생각한다고... 김범수는 슬픈 발라드를 잘 부르는 가수로 이미지가 굳어졌었는데 그 때문에 오히려 변화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무대에서 오히려 그 틀을 깰 수 있었던 것이다.
경쟁이라면 치를 떠는 그대여... 경쟁이 없으면, 이 세상에서 어떤 형태의 경쟁도 사라지면 우린 과연 더 행복할까? 아니, 성적을 매기거나 줄을 세우며 평가하는 그런 외부에서 강제하는 경쟁만 문제인가? 인간은 그 내부에서 서로 다른 자아들이 서로 경쟁하고 있기도 하다. 외부로 느러나는 노골적 경쟁은 그런 자아간의 경쟁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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