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은 근육이다. 보기에 좋은 근육도 있겠지만, 마땅히 근육이라면 힘을 쓰기에 좋아야 한다. (...) 근육을 사용해야 걷거나 달릴 수 있듯이, 이론이 있어야 우리는 모든 것을 집어삼켜버리는 현실의 중력에 대항해서 다른 것을 상상할 수 있다. 다른 것이야말로 '새로운 것'이다. 중력을 거스르기 위한 힘, 이것이 바로 근육의 쓸모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론은 익숙한 것들에서 낯선 것을 찾아내는 관점을 뜻하기도 한다. (...)
(...) 이론은 문제를 해설하고 해명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던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론은 낡은 것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사유의 목험이다. (...)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철학의 고전을 맹목적으로 신봉하면서 읽는 게 아니라, 이론적인 관점에서 그 문제의식들에서 새로운 문제를 제기할 만한 계기들을 확보하는 것이다. ... 철학적 문제의식들에서 본래의 모습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나아간 문제를 던지는 것이 이론의 역할이다. (...)
(...) 인문좌파는 기존의 정치지형도에서 합의한 우파와 좌파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 주체이다. 우파와 좌파의 이념 모두를 회의하는 독특한 사유의 주체가 바로 인문좌파다." (이택광, "인문좌파를 위한 이론 가이드" 중에서)
그런 좌파라면 나도 기꺼이 인문좌파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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