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2일 화요일

얘기하고 싶은 욕구


좀 뜬금없을까, 이런 사진을 올리는 '짓'이? 웬 여배우 사진? 자, 그렇담 이제 이 사진을 올리기까지 내 의식의 흐름을 한 번 추적해 보기로 하자.

블로그에 무엇인가를 '올리고' 싶은 욕구, 그건 어쩌면 소통에 대한 욕구일 수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었는 우화 속 그 주인공이 가졌을... 작가들은 대개 그런 욕망을 유난히 강하게 느끼는 이들 아니던가... 얘기하고 싶은 욕망... 그 소통에 대한 욕구의 내용은 결국 지금 내가 느끼는 바, 심정, 심리상태를 알리고, '공감시키고' 싶은 마음 아닐까? 그런 욕구는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고 실제로 - 누가 알려주기 않아도 - 여러 방식으로 배출, 분출하고 있을 것이다. '잡담','수다'가 그런 욕구를 충족시키는 대표적 기제일 것이고 그럴 대상이 주위에 없을 때 인터넷, 블로그로 향하게 되는 것 아닐까? 사회학에서 쓰는 표현을 좇는다면... 이 경우 '블로그'는 '대화 상대'의 '기능적 등가물'(functional equivalence)이다. 익명의 상대에게 건내는 내 소식(메시지)...
여하튼.. 지금 내 심리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까 고민하던 중, 숙제하는 마음으로 가끔씩 들르는 '이동진의 영화풍경'에서 윗 사진을 발견하고선 "바로 이거다"라는 느낌을 얻었던 것. 이 사진을 올리면서 난 전도연이란 배우 '개인'에 대한 정보가 아닌 이 '사진'에서 내가 얻었던 느낌을 전달하고 싶은 거다. 허나 '그림'이 그런 것처럼 이 '사진'이 주는 정보 역시 '글'과는 다르게 매우 다르게 해석될 수 있어서 과연 내가 느낀 바가 전달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전도연... 사실 잘 모른다. 아니, 특별히 자세히 알고 싶은 '욕망'을 자극하지도 않았던 평범한 배우였다. 물론 '밀양'에서 했던 연기는 어쨌든 높게 평가할만하고, '멋진 하루'에서도 괜찮은 편이었다. 그래도 그리 깊이 있는 배우라는 생각을 해 보진 않았는데... 이 사진(과 같은 곳에서 볼 수 있는 일련의 다른 사진)은 매우 좋다. '사진발'로 돌리기 힘든 그 어떤 힘, 깊이가 느껴진다 (장진영도 비슷한 느낌을 전해주는 사진을 남겼던 것 같다) [그런 사진발을 얻으려고 하지만 그리 성공적이지 못한 다른 배우들 사진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 느낌이 좋다. 난 단지 그 '느낌'을 전하고 싶은 거고... '해석'은 독자의 몫일 뿐이고... 관찰에 대한 관찰에 대한 관찰...
(사진 출처, 작가는 김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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