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8일 수요일

근대성과 관련해서 왈러스틴류의 세계체계론과 루만류의 세계사회론은 차이가 있다. 왈러스틴은 서구 근대성을 서구와 비서구의 부딪힘, 조우의 과정에서 서구 스스로가 자신에게 부여한 속성으로 이해했고 근대성 자체는 서구적 속성으로 환원될 수 없는 새로운 세계 질서에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면, 루만은 비서구라는 상대 없이 유럽 내에서 등장해서 비유럽으로 확산된 것으로 본다. 기능적 분화는 유럽에서도 비개연적이었던 진화방향라고 봤지만, 비유럽에서는 더더욱 상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유럽에서는 기능적 분화가 일어날 개연성이 다른 지역보다는 더 높았다.
예를 들어 미야지마 히로시는 자본주의 발생, 신분제 등에 대한 동아시아와 서양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  "동아시아 지역은... 인구밀도가 높고 그래서 그런 기계공업을 발전시키면서 노동력을 절약할 필요는 별로 없는 거지요." "전근대 시대에 신분제라는 것이 있어야 되는 제일 큰 이유는.. 사회적 분업을 조직하기 위해서... 직업도 그 신분에 따라서 아버지가 했던 직업을 아들이 자동적으로 하도록 하여... 근대사회에 와서는 ... 사회적 분업을 신분제를 통해서 조직하지 않아도 노동시장을 통해서 그 사회가 필요한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기 때문.... 중국사회에서 그렇게 일찍부터 신분제의 의미가 거의 없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그만큼 시장경제가 발전했고, 사회적 분업을 시장관계를 통해서 조직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 직업선택의 자유..."(미야지마 히로시) ('유교적 근대를 통해 본 한국사', 역사문제연구 제26호, 2011 중) (비슷한 내용이 담겨져 있는 한겨레신문 인터뷰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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