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0일 목요일
민족주의 과잉의 뒷면
한국 민족주의에 대해서 참 다양한 견해들이 제시되고 있다. 민족주의는 그 자체가 미끈미끈 잘 빠져 나가는 뱀장어 같은 개념이라 제자리에서 차근차근 뜯어보기 힘들기도 하다 ('banal nationalim' (Billig)에서 얘기하는 'empty signifier'란 표현이 딱 들어맞는...) 게다가 한국 민족주의를 얘기하는 그 맥락은 더 복잡하다. 대개 시중에 유통되는 민족주의에 대한 견해는 대개 서구의 경험을 기초로 하고 있는 거라 한국 상황에 연결시키려고 하면 무리가 따르는 것이다. 同牀異夢의 상황 같은... 그렇다고 루만처럼 민족주의를 철지난 모델로 치부하기엔 조국(^^) 상황은 여전히 너무도 긴박하다. 농담 삼아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 루만을 써 먹기 위해서라도 빨리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민족사적 관점에서 '통일'은 두 말할 필요조차 없는 '當爲'인데, 허나...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양을 볼 것 같으면 억지로 한 지붕 아래에서 살게 할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다. 통일, 친북, 민족, 반민족 운운하며서 우리 '민족'의 힘을 빼느니 차라리 더 큰 틀에서 모두를 포괄해 버리는 건 어떨가. 임지현, 권혁범 등이 취하는 입장이 이 쪽 아닌가? 서구 학자들은 '민족주의'가 'empty signifier'라고 얘기하지만, 한국에선 그것더 없다면 얘기할 근거가 더 없다. 좌파(?) 쪽은 그나마 좀 낫지만 그것도 매우 '엘리트'적이고,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신봉자들은 막상 자유주의도, 민주주의도 모르는... '민족주의 과잉' 이면엔 어쩌면 '사상' '철학' '성찰'의 빈곤일 지도 모르겠다. 2mb 정부와 '의식있는^^ 국민'과의 싸움, 국회의 치열한, 너무도 치열한 갈등의 내용은 너무도 부실하다. 우리의 너무도 강렬해서, 눈물이 날 것 같은 민족의식, 애국심의 뒷면은 한마디로 - 좀 '오버'해 보면... - '無識'이다. '우리들' 사고와 담론의 질을 좀 높히기 위해서라도 통일이나, 통일 비슷한 무엇라도 좀 일어나야 할 것이다.
안녕하세요 궁금한게 있어서 그러는데 banal nationalism에 관해 설명을 좀 부탁 드려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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