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호르몬에 대해서 고민할 일이 좀 있었다. 인간의 생리작용을 조절하는(것으로만 막연하게 알고있는) 호르몬, 그 호르몬의 작용이 결국 인간의 감정까지도 궁극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 사랑, 우정, 끌림, 애착, 즐거움, 슬픔, 욕망 등등 인간의 감정은 대단히 비생물학적이고 심지어 미지의 신비한 영역인 것처럼 생각하지만, 사실 그런 '고차원적' 의미를 모르는 호르몬의 작용과 변화가 가져 온 결과일 수 있다는... 인간은 때로는 본능적 조건을 과감하게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위대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소소한 호르몬 변화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받기도 한다는 점에서는 참으로 위태로운 존재라는...
치매 환자를 다룬 방송프로그램을 봤는데... 뇌의 어떤 미세한 변화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인간이란 존재의 위태로움. 그 위태로움 속에서 살금살금 살아가면서 내 정체성을 유지해 나가다는 것이 기적에 가까울 정도로...
사회생물학처럼 인간에 대한 모든 것을 생물학적인 언어로 설명하려는 시도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편이지만, 최근엔 그런 설명 방식에 마음을 좀 더 열게 되었다. 정말이지.. 인간은 유전자의 생존기계에 불과한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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