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통합의 차원은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 사회(적) 통합: 개인과 사회의 관계
- 체계(적) 통합: 사회를 구성하는 부분체계들(기능체계, 제도) 간의 관계
- 생태(적) 통합: 개인, 사회와 자연환경 간의 관계
(3) 통합을 이해할 때 핵심적인 주제는 연계 메커니즘이다. 다양한 체계들, 단위들은 어떤 방식을 통해서 연계되는가? 정치의 역할이 중요하고, 특히 요즘에는 정치의 역할은 주로 '거버넌스'란 개념을 중심으로해서 다뤄진다. 통합을 지향하는 거버넌스는 다시금 다양한 거버넌스 메커니즘을 사용한다. 법을 통한 강제력, 금전적 수단 등이 고전적 메커니즘이고 최근에는 네트워크 등이 중요하게 언급된다.
(4) 그 밖에 도덕, 윤리, 문화 등의 유연한 메커니즘도 언급할 수 있다. 물론 (넓은 의미로) 문화를 통한 거버넌스, 문화 거버넌스를 통한 통합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다른 단위들을 하나로 묶어버리는, 합의를 이끌어 내는 그런 문화가 실제로 존재하고, 그걸 지향해야 한다는 이론적 전통도 있지만 - 최근의 하버마스까지 - 실제로 합의, 일치를 지향하는 '문화 통합'은 '신화'라는 것이 지배적 견해다. 그렇다고 문화 통합을 포기할 수는 없다. 문화는 여전히 중요한 연계 메커니즘이기 때문이다. ('문화'의 자리에 '지식'을 넣어도 될 것 같다.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문화'는 규범적이라기 보다는 인지적인 측면에 관한 것이니... 문화 통합, 지식 통합...).
(5) 체계간의 통합에서도 문화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체계 통합과 사회 통합의 균형을 맞출 때에도 그렇다. 예를 들어, '인권' '개인주의' 각종 '상식' 등이 대표적으로 그런 역할을 한다. 여러 체계에서 수용될 수 있는 문화, 합의를 얻을 수 있는 문화는 매우 추상적일 수밖에 없다.
그 밖에 각 체계에 대한 고유한 문화 - 체계에 대한 이해! 경제가 무엇을 하는 것인지, 과학이 무엇을 하는 것인지 등등 - 가 널리 공유되고 인정될 때 체계 통합에 유리하다.
(6) 근대화를 앞서서 이룬 서양의 경우 이런 문화에 대한 이해도, 신뢰도, 공유도가 높은 편이다. 비서양의 경우 구조적으로는 서양의 근대성과 비슷한 모습을 띠나, 문화적 측면에서 괴리감이 큰 편이다.
(7) 아시아의 사회통합과 체계통합의 안정성, 안정도(?)를 비교할 때, 사회통합의 안정도가 체계통합보다 더 높은 것 같다. 체계통합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유지시킬 것인지가 중요한 더 어려운 과제로 남는다. 그 이유를 문화에서 찾아볼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사회통합을 위한 문화는 훨씬 다양한 것 같다. 감정적, 규범적, 정서적인 측면들도 강한 편이고. 반면에 체계통합의 문화는 인지적이고 더 정교하다. 과학윤리, 경제윤리 같은 것을 생각해 보면 그러하다. 법이란 무엇인가? 법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을 공유하는 정도, 실제로 그런 대답이 상식적으로 작동하는지의 여부. 그런 점에서 서양과 비서양이 구별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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