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번트에 대한 페티시즘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게 만들 정도로 열심히 번트를 시키던 그 분이 ... 누구나 번트를 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강공을 선택했다. 그 찰나... 난 그 분의 철학의 실체를 꿰뚫어 볼 수 있게 되었다. 한 마디로... "나 어긋날테야..."라고 반항하는 질풍노도 시기의 고집 센 청소년 같은 모습이 바로 그 분의 실체였던 것이다. 남들 얘기는 잘 안 듣는... 남들 얘기 듣고 자기 고집을 꺽는 모양새를 싫어하는... 번트 좀 그만대라고 온 우주가 아우성칠 때는... 귀를 닫는다. 번트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난 니들 말 듣고서 내 뜻을 꺼는 사람이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위해서... 그러다 모두가 포기하고서 조용해지면... 그 때는 더 이상 그런 시위를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대야 할 순간에도 안 댄다. "난 번트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그런 성향이 야구 경기를 풀어가는데 유리할 경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야구에서도 수싸움, 기싸움에 능해야 하는데... 고집, 배짱 없이는 이기기 힘들기 때문이다. 물론 분석, 계산이 없다면 고집, 배짱이 통하지도 않겠지만...
그 분의 야구론, 리더십을 좀 더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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