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친 은수미님이 친구의 생각이라면서 소개한 글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가 아니며, 사회에 필요한 재화와 용역을 만들어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이윤은 그것의 부산물. 하지만 오늘날 기업은 이윤만 추구하는 괴물로 바뀌고 인간적, 사회적 가치는 제거되어야 할 악이 되었다."
거기에 달린 댓글은 대동소이한 내용들인데... 그를 대표하는 하나...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는 기업은 이윤창출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2가지 목적을 적절하게 균형있게 추구해 가야할 듯 합니다"
동의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자세히 읽어보면 의미가 불확실하다.
첫번째 인용한 글에서 기업이 추구할 수 있는 목적은 세 가지로 구분된다.
(1) 이윤
(2) 사회에서 필요한 재화와 용역을 만드는 일
(3) 인간적-사회적 가치
글의 논리는 이렇다.
- 기업의 목적은 (2)여야 한다. (1)은 결과일 뿐이다.
- 하지만 오늘날 기업은 (1)만 추구하고 (3)은 제거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리고... 도대체 (3) "인간적-사회적 가치"는 무엇인가? 혹시 (2)와 (3) 을 같은 내용으로 생각하고 있나?
두번째 인용문은... "이윤창출" "사회적 책임" 두 가지를 구분하는데... 이 역시 서로 배제하는 카테고리인지 의심스럽다. 이에 대해서 기업은 "이윤창출" 활동을 통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 라고 하면 그만이다. 요즘처럼 고용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경우, 일자리 창출, 고용 그 자체만큼 사회적으로 중요한 책임을 감당하는 일도 없는 것 같으니 더더욱... 도대체 사회적 책임은 무엇일까? 바르게 살기 운동이라고 해야 하나?
이런 구분은 과학 연구에 대해서도 자주 제기된다. 과학은 지식 생산 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 해야 한다는 식의...
체계이론적으로 볼 때 이런 혼동은 잘 설명될 수 있을 것 같다. 기능체계는 사회 전체에 대해서 특정한 "기능"을 충족시킨다. 다른 기능체계에 대해서는 "서비스"(Leistung)을 제공한다. "기능"과 "서비스"가 구분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기업이 기능체계는 아니지만... 윗 구분을 가져다쓰면... 기업에게 이윤창출은 "기능"에 관련된 것으로, 사회적 책임은 "서비스"에 관련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기능"과 "서비스" 사이에 균형이 잡혀야 기능적 분화 사회가 잘 유지될 수 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서구에선... 기능과 서비스의 균형을 맞추려 애써오고 있고 (최근엔 기능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강조점이 바뀌는 듯), 서구를 모델로 근대화를 지향하던 비서구에서는 "서비스 지향성"이 강했는데 최근엔 오히려 "기능"에 대한 성찰의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는 듯...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