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9일 월요일

페북은 정말이지 보물창고와 같다. 아니 쓰레기도 그만큼 많이 모여있으니 단서가 붙어야 겠다. 잘 선별해서 잘 쓰기만하면.... 다으믄 크게 공감했던 햄벨스란 페친의 글이다. 페북에 공유하긴 했지만 여기에도 갈무리해둔다.


“자본주의적 생산이 대규모적으로 이루어질수록 자본주의 초기단계를 특징짓는 시시한 사기술과 도둑질을 유지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직껏 현대 정치경제학의 법칙”입니다. 생산이 대규모로 발전할수록 사회 내부에서 기만적인 사기술이 사라지고 시장의 유지를 위해 공정성과 투명성이 높아져갑니다. 그런 맥락에서 “노동대중에 대한 사소한 도둑질을 통한 공장주들간의 경쟁은 더 이상 이득이 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사실 시간은 금이고, 특정한 상업적 도덕성이 순전히 시간과 불편함을 절약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불필요한 분쟁을 피하기 위해 노동조합까지 허용되며 심지어 “(적당한 시기에) 파업을 통해서도” 자본가들의 “목적에 기여”하는 수단을 찾습니다. 물론 이러한 일들은 “소수의 손에 자본의 집중을 가속화”하기 위해 그들의 작은 경쟁자들을 “최대한 신속하고 안전하게 분쇄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지만, 어찌됐든 그 자체는 문명화 작용의 산물입니다.
마지막으로 공산품 시장에 대해 말하자면 누구나 다 알듯이 한국형 산업화는 아래로부터 자생=전근대기 프로토 공업화를 통한 시장의 형성에서부터 탄생한 것이 아니라 위로부터 이식된 것입니다. 이러한 유형은 대기업이 위에서 먼저 형성되고 그에 맞춰서 아래에 산업연관적인 중소기업이 배치되는 방식으로 발전합니다. 지난 한국의 경제개발 방식이 이러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의 수급관계는 점차 사라져갔습니다. 즉 대기업의 발전이 아무리 이뤄져도 그것이 중소기업의 발전으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는 제조업 부분에서의 영세소기업의 증가가 정부의 지원 대상이 아닌, 국제 시장을 무대로 하는 것이 아닌, 국내 시장을 무대로 하는 자기자본을 토대로 한 창업이 주를 이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점차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해 2013년에 17%대가 된 이유를 추측할 수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세계시장과의 연결이라는 시장의 성장이 더 필요합니다. 그를 위한 국가의 개입 또한 필수적이겠지요.



2014년 12월 28일 일요일

페친이 민주당 연구소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이런 구절을 남겼다. 절절하게 공감한다.

'인문학을 포함해서 한국의 연구자들이 정작 한국 사회에 필요한 분석을 얼마나 내놓는가에 대해서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터이다. 아마 그 이유 중 하나로 이러한 제도적 장치의 오작동 또한 꼽을 수 있겠다. 결국 연구자는 자리가 주어져야 그에 합당한 일을 하는 법이니까."

페친이 이 이야기를 꺼낸 배경에 시사인 지난해 기사가 있다.

"민주당 싱크탱크 왜 안돌아가나"
1. 몸살기운이 있어서 하루 종일 힘들었다. 무엇보다 환경 변화 탓이 클 것이다. 건조하고 추운 날씨를 한 달만에 겪고 있으니... 또 마지막 며칠 무리하게 짠 일정을 '소화'했고, 또 귀국 후 긴장이 풀려서 그런 탓도 있을 듯.

2. 오늘 내가 아끼는 두 프로그램 무한도적과 K팝스타4를 이어서 봤다. 결과적으로 둘 다 실망이었다. 역시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는 법인가.

3. K팝스타4 오늘 편은 일단 노래 수준이 많이 떨어졌다. 최근 방송 중에선 여러 번 다시 듣고 싶은 노래들, 실제로 그렇게 들었던 노래들이 여럿 있었지만, 오늘은 전무! 어린 친구들 이야기가 주를 이뤄서 그런지..

4. 무한도전 "토토가" 역시 지난 회가 훨신 더 재미있었다. 오늘은 공연 장면이 대부분이었는데... 일단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노래가 많지 않았다. 사실 이런 공연 실황을 집에서 텔레비전으로 본다면 이미 그 감동치를 에누리해야 하지만... 텔레비전 방송의 힘은 편집에 있다. 그 편집이 개입할 여지가 줄어드니 재미도 감동도 반감되는 것이다. 공연 장면을 끊지 못하고 개입할 수 있는 드문 방법이 촬영 기술 그리고 자막. 김태호 피디는 이것을 최대한 활용해서 나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놓았다. 참 대단한 사람이다.

5. 노래들은 대부분 90년대 후반에 널리 불렸던 것 같다. 대부분 "댄스곡들". 그때는 그렇게 댄스 음악이 주류였나? 그무렵 태동했던 "아이돌" 음악이 그런 것인가? 아이돌은 최근 음악도 지배하고 있으니까... 댄스음악의 부흥은 90년대의 특징일까? 황금기? 신세대(어제 토토가, 그리고 아래에서 소개하는 글에서 x세대란 표현이 등장했다. 90년대 새로운 흐름 속의 연령대를 상징하는 표현은 '신세대'다.'x세대'가 아니라.)? 민주화 이후 세대? 아니 민주화에서 IMF사태 사이의 그 짧은 시기를 지배하던 정서? 아님 IMF이후엔 그런 우울함을 잊기 위해서 오히려 더 신사는 댄스음악에 더 집중했을까? 물론 무도는 그냥 한 시간여 추억에 잠기라고 콘텐츠를 제공해줬을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의도에 맞게 컨덴츠를 소비한다. 누군가 따져봐야지. 소비 자체를 따져볼 수도 있다. 이렇게 90년대 추억이 소비된다는 것, 열렬한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 그 자체는 이 시대의 실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 어떤 상황, 어떤 요소들이 90년대 추억에 열광하게 할까?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 몇 년 전 소위 "세시봉" 가수들이 반짝 다시 조명될 때가 있지 않았던가? 과거에 대한 향수는 언제든지 호소력을 갖는다. 다만 "추억팔이"는 지속되긴 힘들다는 점!

5. 한국 가요 질적 최고치를 이룬 시기는 80년대와 90년대 초반이 아닌가 싶다. "토토가"가 보여줬듯이 90년대 후반이후는 댄스음악이 주류를 이루게 되니까. 신나는 노래이긴 하지만 음악적 질은... 글쎄... 적어도 토토가에서 들은 노래들은 대부분 촌스럽게 들린다. 포크음악에서 발라드, 포크락이 한국 가요의 정점 아닐까? 아무리 좋게 봐줘도 내게 댄스음악은 서태지와 아이들이나 김건모의 어떤 노래들 정도가 들을만하다.

6. 아니나 다를까 이런 기사가 나왔다.


"3040세대, 아직 젊은데도 복고에 울컥하는 이유"(칼럼니스트 김교석)


"의문이 든다. 젊고 한창이라는 3040세대가 <가요무대> 시청자화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스로도 궁금하지 않는가? 과연 우리는 부모 세대에 비해 조로한 것일까? (...)

90년대는 도시든 시골이든 어디에서 살든 동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화적 평준화가 가능했다. 이렇게 문화적 풍요로움을 대대적으로 누리고 자란 이들이 오늘날 대중문화의 주요 생산자이자 주력 소비자이며 대중문화의 권력층이 된 것이다.그렇다보니 젊은이들이 노는 판에 기웃거리는 아저씨가 아니라 10대와 20대가 와서 놀 판을 깔아주는 '멋진 형'이 되었다.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무한도전>을 만든 김태호 PD나 tvN의 나영석 PD, 양현석, 박진영, 유희열 모두 이 세대다. 예능, 드라마, 영화계에선 이 세대의 인물들이 여전히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문화 권력을 가진 세대의 존재, 그리고 그들의 응집력이 실제로 찬란했던 90년대를 지금 다시금 빛을 내서 융성하게 추억할 수 있는 토양인 것이다."


지금 젊거나 어정쩡한 중년들을 위한 문화컨덴츠 '토토가' - 노년 세대의 '가요무대'와 비견할만한.... - 를 만들어내는 주역들이 바로 90년대의 "신세대"라는 것이다. 즉 문화컨텐츠 생산자에 주목하자는 얘기다. 무도로 치면 김태호 피디 뿐 아니라 멤버들 대부분이 거기에 해당한다. 무도 멤버들의 그 반응이 이해가 되기도...그 컨텐츠 생산자들과 동시대를 보냈지만 스스로 신세대라고 느낀 적이 한 번도 없고, 그 시기의 상당 기간을 군복무, 유학 등으로 보낸 나는 관찰자라는 지위에 더 어울리는 것이다.


7. "젊은이"들 불과 십수년 전 일을 추억하고 열광한다는 건 뭔가 자연스럽지 않다. 왜? 대개 추억은 인생의 황혼기에서 전성기, 황금기를 바라보는 시선을 가리키지 않는가? 젊은이들이 왜 십수년 전을 황금기로 기억하는가? 그건 지금이 그때 보다 못하기 때문이고 앞으로 나아질 것 같다는 전망을 갖지 못하기 때문 아닐까?
모처럼 집에서 공중파 방송으로 영화를 봤다(EBS). "Changeling" (2008). 주연은 안젤리나 졸리. 감독은 영화 엔딩 크레딧에서 확인했는데 클린트 이스트우드. 명배우가 감독도 잘 하기 쉽지 않은데 이스트우드는 보기 좋은 예외다. 졸리의 연기도 좋다. 원래 연기를 잘 하는 배우지만 특히 이런 역에 잘 어울린다. 감성적인... 뭔가 사연이 많은 듯한...

몰입시키는 힘이 있어서 꼬박 앉아서 봤다. "True story"라는 점을 시작부터 강조하는데, 그것이 어떤 경우엔 영화 감상에 방해가 되는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실화라는 사실이 영화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어떻게 저런 일이..." 실제 당사자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영화적으로는 열려 있는 결말이 좋았다. 뻔한 해피엔딩이 아니었다는 얘기.

죽음

1. 남경태 선생이 돌아가셨다고 한다. 저서와 역서도 꽤 많다고 하지만, 난 그 분을 "타박타박 세계사" 진행자로 알게 되었다. 수 년 동안 팟캐스트를 통해서 꾸준히 들었는데... 친근하면서도 날카로운 맛도 있는 진행이 일품이었는데... (이 둘을 다 갖춘 진행자가 많지 않다.) 50대 후반이라고 하는데, 너무 이른 죽음이다.

2. "존엄한 삶, 존엄한 죽음. 기독교 생사학의 의미와 과제"(곽혜원, 2014)를 오늘 받았다. 내용을 자세히 모른채 제목과 페북 소개만 보고 주문했는데 기대했던 내용과 조금 다르다. 교과서적이라고 할까? 난 좀 더 에세이적인 글일거라 생각했는데...

2014년 12월 27일 토요일

 "톨스토이의 <안네 카레니나>는 다음과 같은 예리한 통찰로 시작한다. “행복한 가정들은 모두 비슷비슷하다. 불행한 가정들은 모두 제 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 하지만 비지니스는 이와는 정반대다. 행복한 기업들은 다들 서로 다르다. 다른 독특한 문제를 해결해 독점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실패한 기업들은 한결같다. 경쟁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p49
"기쁨은 나누면 질투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약점이 된다"
이런 이야기를 소개받았다. 공감...

"사람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선, 죄책감을 주는 걸로는 부족하다. 선한 게 매력적으로 느껴져야 한다." (알랭 드 보통)
도덕적 판단을 너무 쉽게 내리지 않는다면 세상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위선"에 대해서 부정적 판단 내리는 일을 조금만 주저한다면 이런 측면도 볼 수 있다. blogspot(blogger?)에서 내가 "follow"하는 어떤 경제전문가(?)의 이야기...


 
1. 시차 적응은 아직... 어제 밤에 잠을 설쳤는데 오늘은 낮, 저녁에 깊은 잠을 자버렸으니 아마 오늘 밤도... 다른 부분에서도 적응이 필요하다. 아직 해야 할 일 속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몇 가지 (잡)생각, 생활의 문제가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2. 그래도 오늘 몇 가지 일을 처리했다. 주문해야 할 것들... 책 "존엄한 삶 존언함 죽음", 아이폰 가죽케이스, 딸을 위한 키보드... 그리고 - 이 글 포함해서 - 블로그에 약간의 흔적을 남겼다. 그렇다. 고작 이 일을 오늘을 돌이켜 볼 때 성취한 것으로 기록되는 것이다.

3. 어젠 식구들 모임이 있었는데 낮엔 고기를 과하게 먹고, 저녁엔 불어터진 짬뽕을 억지로 다 먹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속이 편한지 않았다. 아침엔 약간의 떡, 과일 점심엔 베트남쌀국수, 저녁엔 간단한 백반. 조금 나아졌다.

4. 한국은 춥다. 매섭다. 다만 낮엔 햇볕이 들어서 좋다. 겨울은 모름지기 이래야 한다.

5. 저녁에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한 탓에 지금까지 사무실에서 "놀았다". 새벽 두시반. 더 늦기 전에 돌아가야 할 듯...

2014년 12월 26일 금요일

"송곳"은 정말 멋진 만화다. 최근 회에서 이런 말이 등장했다.

"합리성을 강요하는 모든 조직은 비합리적 인간성에 기생한다". 캬. 멋진 표현 아닌가?


이상한 꿈을 꾸었다. 루만, 논문, 이상한 갈등이 주제, 지금은 연락이 끊긴 친구도 등장...

2014년 12월 20일 토요일

역시... 역시... 뭐든지 아쉬울 때 그만둬야... 하지만 막상 그만두자고 할 때 바로 호응하면 또 서운하다. 

2014년 12월 18일 목요일

페친이 이런 말을 남겼다. 훗날 쓸 일이 있을 것 같아 모아둔다.

"보수는 강자의 책임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거구"
"진보는 약자의 권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거야"
1. 고민고민하다 독일에서의 남은 며칠을 좀 더 상큼하게 보내려고 머리를 잘랐는데... 망했다. 너무 많이 잘랐고... "한 5년은 더 나이들어 보인다"는 평을 들었다. 아 도대체 왜 그랬을까...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이 오징어 같은 머리는 언제쯤 개선이 될까. ㅠ ㅠ

2. "이론 장"을 써 보려고 하는데 도통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좀 재미있는 소식이 없나 열심히 페북을 들여다보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를 페북 그룹에 올려보지만... 아. 심심하다. 오후엔 쇼핑을 나갈 생각이었는데 일찍 나갈까보다.

3. 논문 제2 지도교수로 점찍어서 보낸 이메일이 답장이 없어서 비서를 찾아갔더니 새해에 다시 나온다고... 새해라는 표현이 낯설어 멀게 느껴졌는데 2주도 남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전임 교수는 축복받은 직업이야.
1. 도서관에서 스캔을 한 시간여 했나보다. 얇지 않은 책 두 권을... 그 전에 했던 방식대로 전송했는데... 분량이 많았던 탓인지 뭔가를 잘못 조작했는지 사라져버렸다. 데이터가 사라졌고, 후덥지근한 복사실에서 이제 끝이 보인다면 스스로 위로하면서 겨우 겨우 버텼던 그 시간과 노력이 사라져 버렸다. 흔적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건조함, 피곤함, 허탈함을 남겼으니...

2. 이 사태를 겪고 나서 결심했다. 혹시 필요할 수 있겠다 싶어서 책 전체를 스캔하는 그런 일을 하지 않으리라... 이미 넘치도록 가지고 있는 자료, 정보를 기초로 쓰겠다고...

2014년 12월 17일 수요일

1. 아. 춥다. 날이 덜 추운 것 같아 카디건을 안 가져왔더니... 이 사람들 분명 우리보다 체질적으로 추위를 덜 탄다는데 한 표...

2. 교수님과의 면담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뭔가 좀 더 써가지고 갔어야 했는데, 논문 목차만 가지고서 구두로 설명했다. 전체를 개략적으로라도 다 써 보려다가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탓이다. 한 장이라도 제대로 쓸 것을... 실력을 보여주고 오라던 멘토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진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오락가락하던 논문의 줄기를 확정했고, 내 논지에 대한 지도교수의 지지를 확인한 것은 결코 적지 않은 성과다.

3. 실수에서 배우기! 하여 남은 기간 동안 한 장이라도 제대로 써보려고 한다. 아무래도 도서관 책을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좋겠지. 가기 전에  그 이론 장이라도 마루리해서 교수님께 보내면 성공적인 방문이었다고 자평할 수 있을듯.

4. 이런 저런 일정들이 잡혔다. 좋은 만남을 갖게 되길... 그게 그런데 쉽지만은 않다.

2014년 12월 15일 월요일

1. 시원하게 코를 풀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우렁차게 풀어대는 소리를 고스란히 들어야 하니 부담스럽다. (도서관 I)

2. 재채기를 시원하게 할 수 없다. 하지만 박력있게 때로는 그 어떤 장애 없이 허공으로 분사되는 재채기를 볼 수 없어서 좋다.(도서관 II)

3. 춥다. 겨울비의 연속이다. 눈이 그립다.

4. 일주일여 남았다. 내일이 피크인데... 별로 긴장이 되질 않는다. 흠. 이 무슨 똥배짱이란 말인가. 다만 한국에 돌아갈 수 있어서 좋긴하다.

5. 사람에 대한 상반되는 판단을 듣다. 어떤 부정적 판단은 심지어 신선한 느낌까지 주었다. 아 그렇게 볼 수도 있구나. 나름 신앙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던 이는 나이값 못하는 무책임한 사람으로 판단받는다. 어쩜 그이의 그런 판단은 모든 것을 좋게만 포장해서 덮고 가려는, "은혜"스러운 언사에 대한 반감이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6. 약한 모습을 조금만 내비쳐도 "제재"가 가해진다. 물론 - 다행히도 - 나이를 먹으면서 약한 모습을 많이 떨쳐버릴 수 있었고, 어쩌면 그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아주 완곡하게 표현했는데 내가 무슨 뜻으로 이렇게 표현했는지 나중에 스스로 알아 챌 수 있을까?). 그렇게 살아남은 댓가로 치면 된다. 어짜피 그런 약한 감정은 오래가지 않을 테니...

2014년 12월 13일 토요일

기능적 분화는 무슨 최적화된 사회 상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높은 수준의 복잡성과 위기 가능성, 긴장을 내포하고 있는... 언제라도 터져 나올 준비가 되어 있는.. 위태위태한... 그럼에도 그것들이 유지되고 있는 것 그 자체가 용한 것이고 사실 매우 비개연적인 것이다.

2014년 12월 12일 금요일

1. 비가 온다. 며칠째... 눈이 왔으면 운치가 더 있을 뻔 했지만... 그 질척거림을 생각하면 겨울비가 더 깔끔한 것 같기도 하다.

2. 논문 구성에서 찜찜한 부분을 많이 덜어냈다. 며칠 동안 내용을 얼마나 채울 수 있을지... 

3.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다. 식사가 시원찮기도 하지만, 그보단 요 며칠 잠을 깊게 못잔 탓이 클 것이다.

4. 노트북이 조금만 떠 빠릿했으면 좋겠다. 특히 가장 많이 사용하는 워드가 버벅거릴 때가 있어서... 바꾼다면 맥북프로레티나가 되어야 할텐데... 200여만원을 들일 정도로 지금 이 에어 상태가 나쁘진 않다는 점...

2014년 12월 10일 수요일

허지웅씨의 얘기다. 바로 내 얘기이기도 하다.

"@ozzyzzz: 우리에게 필요한건 노블레스 오블리주 따위가 아니라 모두에게 한치의 오차도 없이 엄정하게 적용될 원칙과 약속이다."
1. 모처럼 많은 이야기를 했다. 신학, 신앙, 삶에 대해서 한국에 대해서...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 목회 스타일도 다를 수 있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하면 된다. 그러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고, 보완하고... 축구에서 공격 잘 하는 사람, 수비 잘 하는 사람 구분되듯...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자리에서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일을 할 것인지 분명하게 알고서 그 자리에서 제 일을 잘 하는 게 필요하다.

2. 그럼에도 아쉬움은 있다. 나와 다른 지향점, 스타일을 전적으로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내가 생각하는 신앙의 본질... 이 땅에 고개를 쳐박고, 나의 문제에 매몰되어 있는 상태를 과감히 떨쳐버릴 수 있게 하는 힘이 바로 신앙 아니던가? 물론 그들의 문제와 현실을 그 자체로 이해하고 위로해주는 사람도 필요하겠지만... 진정한 이해, 위로는 공감 그 이상이 아니던가? 사실 성도들의 갈급함, 문제의 근원은 바로 그 문제를 넘어서지 못하는 데 있지 않던가?

3. 신앙과 한국 사회 현실에 대해서 내가 내고 싶은 목소리는 꽤 분명해졌지만, 그것이 신앙의 기초 위에 있지 않으면 공허하게 들린다. 울림이 적은 것이다. 내가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출판사 목사님! 그 분의 외침에 힘이 있는 건 바로 분명 신앙의 깊이 때문이다. 신앙의 깊이와 사고, 지식의 깊이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5. 내가 한 작업을 스스로 쉽게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습관이 된 듯하다. 결코 좋은 습관이 아니다. 뭘 하나 붙들었으면 좀 진득하게 밀고나갈 수 있어야 하는데 왜 그러지 못할까? 나쁘다는 걸 알았으니 과감히 떨쳐내야 한다.

6. 도서관 한 칸 건너서 옆에 앉은 여학생. 향수 냄새가 진동한다. 너무 달달해서 부담스럽다. 아. 오래지 않아서 자리를 뜬다. 이렇게 고마울 데가...

2014년 12월 9일 화요일

알만한 사람들이 이런 표현을 쓰면... 참... 신뢰도가 뚝....

- 명예회손  (--> 훼손 毁損)
- 구지  ( --> 굳이)
- 역활 ( --> 역할 役割)
1. 온도가 조금 오른다고해서 방심했는데 매우 추운 날이다. 실내지만 바깥 기운이 그대로 전해지는 곳에서 외투 없이 한 시간 이상 있었더니 몸상태가 썩 좋지 않다.

2. 작은 오해가 있었던듯. 동년배의 어려움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있는 동안에라도 좀 더 챙겨줘야 할 듯.

3. 함께 내 논문에 대해서 이야기 한 덕분에 생각이 더 분명해졌다. 저녁 초대가 있는데 한 세 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 그 동안 정리된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길...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으로 두 개를 꼽자면... "무한도전"과 "k팝스타". 매주 볼 수 있는 무도에 비해서 k팝스타는 일년 중 이맘 때만 볼 수 있다. 다만  경연이 진행되면서 라이브 경연으로 들어가기 전까지만... 즉, 지금이 가장 재미있다. "슈퍼스타K"도 몇 번 봤는데 비교가 되질 않는다. 심사위원들의 자질이 다르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다르다. 편집도 좋은 편인다. 특히, 심사평을 둘러 싼 효과음을 기가막히게 잘 사용해서 긴장감과 감동을 잘 만들어낸다. 가끔 심하게 오글거리게 만드는 자막들이 있어서 더 높은 점수는 못주겠다. 심사위원의 질은... 무엇보다 그들의 판단과 심사평에 공감할 수 있느냐, 아니 일반 시청자보다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을 지닌 전문가로서 인정할 수 있느냐 등을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을 텐데... 슈퍼스타K나 망한 "위대한 탄생" 등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물론 논란의 여지를 남긴 경우도 있다. 이번 시즌의 경우 이진아에 대한 극찬이 그 경우. 그런 드문 경우를 제외하곤 대개 공감할 수 있고, 심지어 배우는 점들도 있다. 노래, 가수는 무엇인가? 어떤 기대를 하는가? 그 기대를 어떻게 충족시켜 주어야 하나? 등등. 

대개 박진영이 자주 하는 이야기이긴 하나... 나이에 맞는 목소리, 말하듯이, 고음에서도 몸에 힘을 빼고, 공기반 소리반, 기성 가수 흉내내지 말고, 개성, 나만의 목소리...

학문이나 기타 대부분의 사회생활에 바로 적용될 수는 없을 것이다. 개성을 강한 사람들을 선호하는 분야는 그리 많지 않을 테니까. 물론 새로운 지식, 새로운 기술, 정보, 아이디어를 갈급해하지만... 그것도 기존 조직과 제도의 틀 속에서 특정 분야, 특정 시점에 그렇다. 대부분 보수적으로 그 문화에 잘 따르는 사람들을 원한다.

아니? 따지고 보면 가수, 노래도 그런 것 아닌가? 개성을 강조하지만... 그것 역시 기존의 제도, 체계, 음악 장르를 기본적으로 수용한 이후의 문제 아니던가? 음악, 노래, 가수 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라는 얘기는 아니니까.

결국 비슷한 얘기다. 적당한 순응하고, 적당히 창의적으고... 수용될 수 있을 정도 만큼만...  

요즘 내가 자주 하는 말이다. 제 앞가림 할 수 있으면 어지간한 일은 다 괜찮다! 대부분의 일에서 재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다. 김영하도 이런 맥락에서 하는 이야기인듯... 


[김영하는 8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서 "기성세대들은 젊은이들에게 현재에 안주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요즘 세대는 현재에 머물러 있기도 힘들다"고 꼬집었다. 김영하는 이어 "젊은 세대에게 (기성세대가) '하고 싶은 일을 해라'고들 하는데 사치다"라고 덧붙였다]

2014년 12월 8일 월요일

1. 독일 체류 기간이 "좀 된" 이들은 하나같이 체류허가 연장으로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있다. 예전에도 그러긴했지만 요즘은 더 까다로워진 것같다. 실컷 독일 대학에서 공부 잘 하고서 특히 공부 끝무렵에 겪는 이런 처사때문에 독일을 싸잡이 혐오하는 외국 학생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어쩜 이것도 매우 독일(인)스럽다. 투박한... 감추지 못하는... 이렇게 "우리끼리" 나누는 이야기는 종종 모국과의 비교로 끝을 맺고 한다. "뭘. 한국은 더 해." 그렇다. 투박하다못해 공격적인, 야만적인...

2. 토요일의 과음으로 오후만 있던 일요일을 보내고... 잠자리에도 일찍 들었건만 밤새 뒤척이다... 아침엔 대충 씻고 나왔더니... 그리 단정치 못하다. 도서관은 왜 또 그리 추운지...

3. 지금 나보다 진도를 훨씬 더 많이 나간 후배가 마칠 때까지 걸릴 시간을 너무 길게 잡는다. 나도 덩달아 불안해진다. 아. 남 논문은 왜 이리 쉬워보일까. 왜 저렇게 오래 걸릴거라고 예상할까? 흠.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보다는 차라리 더 나은 태도일까? 남들도 나를 보면 그렇게 생각하겠지? 뭐 대단한 것 쓴다고 저렇게 유난을 떠나?

4. 후배들 앞에서는 이런저런 "썰"을 풀고, 충고도 하지만, 동년배, 특히 내 삶의 궤적과 그 주변을 잘 꿰고 있는 사람들에게선 그 "썰"이 막힌다. 어쩜 그게 내 객관적 현실에 더 가까울 수도...

2014년 12월 6일 토요일

죽음

1. 오늘도 낯익은 사람의 부고를 들었다. 시인 박남철. 페친이었다. 언제부터인가 글을 받아보진 않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나이 60을 겨우 넘긴 것 같은데... 얼마 전엔 역시 페친이었던 한겨레신문사 구본준 기자의 죽음도 페북으로 접했다. 그의 글을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2. 독일 영감님을 두번째 방문했다. 문을 열어주지 않아서 아파트 주민 들어가는 틈에 껴서 겨우... 이번엔 나를 기억하긴 했다. 몇일 전 방문했던 사람으로... 옛사진을 출력해가서 보여드렸는데 반가워는 하시는데 횡성수설... 80을 한참 넘긴 연세라... 마음이 복잡했다.

3. 묵고있는 베텔 기숙사 바로 맞은 편엔 어린이를 위한 호스피스병동이 새로 생겼다. 그 건물엔 인공 야자수를 세워놓는 등 어린이 감성에 맞추려고 애를 쓴 흔적이 역력했다. 그래도 그 건물을 볼때마다 묘한 기분이 든다. 베텔엔 어른을 위한 호스피스 병동도 있다. 아는 목사님 부인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던 그 곳...

4. 죽음은 이렇게 가깝다. 이렇게... 아웅다웅 살 일이 전혀 아니다. 어쩌면 죽음을 잊기 위해서 그렇게 일상에 목숨을 거는지도... 치열하게 사는지도... 불안하니까. 무엇에라도 매달리려고... 그래서 다들 그렇게 사는 지도...

5. 월요일 아침에 경제학자 김기원 선생의 부음을 듣는다. 61세. 깔끔한 문장과 명쾌한 논지로 한국의 이런저럼 문제를 잘 짚어주셨는데. 참...

6. 일요일 저녁엔 "You Don't Know Jack"(2010)을 봤다. 오래 전부터 외장드라이브에 담겨있던 영화인데 다른 소일거리가 없다보니 보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 의사조력자살을 시행하면서 공론화시킨 의사 Jack Kevorkian 이야기다. 찾아보진 않았지만 실화인듯하고 몇몇 장면은 - 예를 들어 잭의 도움을 원하는 사람을 찍은 비디오 장면 - 실제 당시 영상인 듯하다. 죽음을 원하는 사람들... 잭은 법정에서 살인(kill, murder)라는 표현에 분개하며 자신은 의사로서 환자가 절실하게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라고 항변한다. 잘 만든 영화다. 배우들도 대부분 좋은 연기를 보이는데 그 누구보다 주인공 알 파치노의 연기가 대단하다.

7. "나는 죽음 예찬론자가 결코 아니다. 죽음을 초월한 것처럼 도사 연 하는 사람도 아니다. 가능한대로 재미있게 살려고 노력하는 평범한 사람이다. 다만 이 세상의 모든 것으로부터의 자유가 죽음을 통해서 주어진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을 뿐이다"(정용섭).

8. 그런...가?
1. 요즘 먹는 게 대중없다. 오랜 단련(?!)으로 먹고 마시는 것에 관한한 평균치만 된다면 크게 개의치 않게 된 탓이다. 오늘은 학교 졸업식 행사 탓에 멘자를 열지 않아서 점심 한국 간이식당의 고기덮밥을 먹었고, 저녁용으로 샌드위치를 하나 사두었다. 어제 저녁엔 케밥을 먹었는데 너무 짜서 또 먹기 부담스럽다. 식수도 충분히 확보해 두고 있으니 든든하다. 혹시라도 행사때문에 카페테리아가 늦게까지 연다면 따듯한 커피까지 마실 수 있다. 금상첨화.

2. 오늘 도서관은 유독 춥다. 어제까진 이러지 않았는데... 금요일이라서? 흠. 카디건을 상비해야겠다. 몸이라도 따뜻해야 덜 외롭다.

3. 논문은... 어렵다. 여전히...
지인이자 페친인 목사님 글 중에서... 




그렇다. 특히 학위논문쓰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낙관적 편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심각한 정도로...  

2014년 12월 3일 수요일

어젠 하루 종일 숙소가 있는 산(숲?) 속에 있었다. 신학교 연구실은 인터넷이 터무니 없이 느려서 긴급한 일들만 처리할 수 있었다. 덕분에 시간을 크게 번 것 같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대학에 와서 보니 역시 인터넷은 멀리하면  할수록 득이 됨을 새삼 느낀다. 이것저것 체크하고 페북 그룹에 글 하나 올렸는데 거의 세 시간을 보낸 것이다. ㅠㅠ 자 이럴 때 쓰라고 사 놓은 어플을 쓸 차례다. 그 이름도 얼마나 노골적인지... freedom.

2014년 12월 2일 화요일

선생님을 만났다. 수 년만이고 산넘고 물건너 온 셈이고 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한 만남이었지만 채 삼십 분을 넘기지 않았다. Sachlich, zu sachlich... 그래도 난 선생님에 대해 고마운 마음도 늘 갖고 있다. 이번에도 확인했지만 불필요하게 까다롭지도 않다는... Sachlich, sehr sachlich... 
여하튼 약 2주 후에 다시 만날때까지 집중해서 해야 하지만 오늘은 좀 풀어지련다... 영감님도 만나고... 이 주간 계획도 좀 세우고... 저녁엔 놀러 갈 곳도 있고... 빨래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