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처럼 많은 이야기를 했다. 신학, 신앙, 삶에 대해서 한국에 대해서...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 목회 스타일도 다를 수 있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하면 된다. 그러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고, 보완하고... 축구에서 공격 잘 하는 사람, 수비 잘 하는 사람 구분되듯...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자리에서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일을 할 것인지 분명하게 알고서 그 자리에서 제 일을 잘 하는 게 필요하다.
2. 그럼에도 아쉬움은 있다. 나와 다른 지향점, 스타일을 전적으로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내가 생각하는 신앙의 본질... 이 땅에 고개를 쳐박고, 나의 문제에 매몰되어 있는 상태를 과감히 떨쳐버릴 수 있게 하는 힘이 바로 신앙 아니던가? 물론 그들의 문제와 현실을 그 자체로 이해하고 위로해주는 사람도 필요하겠지만... 진정한 이해, 위로는 공감 그 이상이 아니던가? 사실 성도들의 갈급함, 문제의 근원은 바로 그 문제를 넘어서지 못하는 데 있지 않던가?
3. 신앙과 한국 사회 현실에 대해서 내가 내고 싶은 목소리는 꽤 분명해졌지만, 그것이 신앙의 기초 위에 있지 않으면 공허하게 들린다. 울림이 적은 것이다. 내가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출판사 목사님! 그 분의 외침에 힘이 있는 건 바로 분명 신앙의 깊이 때문이다. 신앙의 깊이와 사고, 지식의 깊이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5. 내가 한 작업을 스스로 쉽게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습관이 된 듯하다. 결코 좋은 습관이 아니다. 뭘 하나 붙들었으면 좀 진득하게 밀고나갈 수 있어야 하는데 왜 그러지 못할까? 나쁘다는 걸 알았으니 과감히 떨쳐내야 한다.
6. 도서관 한 칸 건너서 옆에 앉은 여학생. 향수 냄새가 진동한다. 너무 달달해서 부담스럽다. 아. 오래지 않아서 자리를 뜬다. 이렇게 고마울 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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