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6일 토요일

죽음

1. 오늘도 낯익은 사람의 부고를 들었다. 시인 박남철. 페친이었다. 언제부터인가 글을 받아보진 않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나이 60을 겨우 넘긴 것 같은데... 얼마 전엔 역시 페친이었던 한겨레신문사 구본준 기자의 죽음도 페북으로 접했다. 그의 글을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2. 독일 영감님을 두번째 방문했다. 문을 열어주지 않아서 아파트 주민 들어가는 틈에 껴서 겨우... 이번엔 나를 기억하긴 했다. 몇일 전 방문했던 사람으로... 옛사진을 출력해가서 보여드렸는데 반가워는 하시는데 횡성수설... 80을 한참 넘긴 연세라... 마음이 복잡했다.

3. 묵고있는 베텔 기숙사 바로 맞은 편엔 어린이를 위한 호스피스병동이 새로 생겼다. 그 건물엔 인공 야자수를 세워놓는 등 어린이 감성에 맞추려고 애를 쓴 흔적이 역력했다. 그래도 그 건물을 볼때마다 묘한 기분이 든다. 베텔엔 어른을 위한 호스피스 병동도 있다. 아는 목사님 부인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던 그 곳...

4. 죽음은 이렇게 가깝다. 이렇게... 아웅다웅 살 일이 전혀 아니다. 어쩌면 죽음을 잊기 위해서 그렇게 일상에 목숨을 거는지도... 치열하게 사는지도... 불안하니까. 무엇에라도 매달리려고... 그래서 다들 그렇게 사는 지도...

5. 월요일 아침에 경제학자 김기원 선생의 부음을 듣는다. 61세. 깔끔한 문장과 명쾌한 논지로 한국의 이런저럼 문제를 잘 짚어주셨는데. 참...

6. 일요일 저녁엔 "You Don't Know Jack"(2010)을 봤다. 오래 전부터 외장드라이브에 담겨있던 영화인데 다른 소일거리가 없다보니 보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 의사조력자살을 시행하면서 공론화시킨 의사 Jack Kevorkian 이야기다. 찾아보진 않았지만 실화인듯하고 몇몇 장면은 - 예를 들어 잭의 도움을 원하는 사람을 찍은 비디오 장면 - 실제 당시 영상인 듯하다. 죽음을 원하는 사람들... 잭은 법정에서 살인(kill, murder)라는 표현에 분개하며 자신은 의사로서 환자가 절실하게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라고 항변한다. 잘 만든 영화다. 배우들도 대부분 좋은 연기를 보이는데 그 누구보다 주인공 알 파치노의 연기가 대단하다.

7. "나는 죽음 예찬론자가 결코 아니다. 죽음을 초월한 것처럼 도사 연 하는 사람도 아니다. 가능한대로 재미있게 살려고 노력하는 평범한 사람이다. 다만 이 세상의 모든 것으로부터의 자유가 죽음을 통해서 주어진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을 뿐이다"(정용섭).

8.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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