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4일 토요일

"서울의 건축, 좋아하세요" (최준석, 2012, 휴먼아트). 매우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다. 서울의 여러 건축물을 소개하는데 매 건축물에 대한 글은 도입부에 그림 등 예술이야기를 꺼내고 건축이야기 하고 마지막에 다시 한 번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이런 구조는 전형적인 것이라 그 자체로는 낡고 촌스러운 느낌을 준다. 그래서 읽으면서 매번 긴장한다. 과연 구조의 촌스러움을 설득력있는 내용으로 극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촌스러움으로 남을지...  작가는 내공이 뭍어나오는 탄탄한 내용으로 단순하고 전형적인 구조가 갖는 위험성을 극복한다. 틈틈히 읽고 싶은...


그 중에서 '경동교회" 편을 읽으면서 든 생각...

교회를 교회답게 만들려고 애를 쓴 것 같다. 역설적으로 김수근의 작품이다. 남영동 대공분실과 일본풍이라는 비판을 받는 국립부여박물관도 만든... 그가 깊은 신앙심, 청명한 정신을 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경동교회를 만들 때만큼은 그런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입구를 대로변에서 한참 돌아 들어가는 곳에 만들었다던지, 십자가 위 쪽만 창문을 내었다던지... 지금 출석하는 교회와 비교된다. 큰 길을 향해 활짝 열려져 있는 입구, 들어가자 마자 백화점처럼 바로 드러나는 계단, 왁자지껄 떠드는 일층 로비... 더할나위 없이 환한 교회. 주렁주렁매달린 스피커 소리는 대부분 너무 시끄럽다는 느낌을 준다. 물론 시장 속에서도 성스러움을 확인할 수 있겠지만... 반드시 엄숙하고, 조용하고, 무거워야 성스러움을 더 잘 체험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성스러움, 교회다움이 교회건축에 어떻게 드러나야 할까. 더 고민할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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