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일 월요일

출석하고 있는 교회에서 특별 새벽기도회를 한다. 영유아 대상으로 하는 새벽기도회도 있어서 오늘 참석했다. 그런데... 영아(嬰兒)를 참석대상으로 삼는 기도회란 게 사실 좀 우습지 않은가? 하지만 무엇보다 아내가 가고 싶어해서... 또 아이를 핑계로 가서 기도하면 되니까...

하지만 오늘 좀 씁쓸한 경험을 했다. 이 교회는 전형적인 중산층 대형교회다. 송파구, 강동구 경계에 있는데 근처에 이렇다할 대형교회가 없기도 한데다... 중산층들이 좋아할 여러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오늘 특히 많은 사람들이 모인 이유는.. 담임목사의 '안수기도' 때문...

목사의 기도가 더 영험(?)한가? 담임목사, 큰목사가 기도하면 더 큰 축복을 받는가?

그 때문인지지 너무 많은 영아, 유아, 부모 및 식구들이 참석해서 주최측(?)도 사뭇 놀란 모양. 목사님도 이 많은 아이들을 보니 언제 다 기도할지 걱정된다고 얘기하실 정도...

여하튼 안수기도 시작. 앉은 순서대로 안수기도 시작... 우리는 분명히 중간쯤에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거의 맨마지막 차례가 되어서야 안수기도를 받을 수 있었다. 거의 40,50분 기다린 듯. 서로 먼저 받고 가려는 마음들이 강했던 반면에, 순서를 배정하는 과정이 그리 합리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

내 아이에게 목사를 통한 하나님의 독점적 축복을 받게하겠다는 부모들의 자식사랑 자체도 경쟁적이지만, 그 기도를 받는 순간 자체에 자기 자식을 먼저 들이미는 모습 또한 가관이었다.

이렇게라도 담임목사의 기도를 받아내면 축복이 임할 거라고 믿는지... 이게 도대체 기독교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무슨 용한 점쟁이, 영험한 무당에게 가서 비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참 의심스럽다.

한국 개신교를 지배하는 기복주의, 성공지상주의, 경쟁주의의 정수를 본 느낌이다. 약간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최근 정용섭님의 "기독교가 뭐꼬?"를 읽은 탓일까... 정말 이건 기독교와는 전혀 상관없는... 인간적 욕망, 종교심을 교회의 틀을 가지고서 충족시키는 집단적 행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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