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4일 화요일

"인문학이 언제나 모호하고 아무렇게나 말하는 것처럼 인식되는 이유는, 실제로 많은 인문학자들이 복잡다단한 세상을 단순명쾌하게 자신의 전공학문의 틀에 맞춰 아무렇게나 말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들은 외부 세계의 실제 행동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그저 그들이 배운 학문적인 메커니즘을 어떻게 세계 속에 대입하고 확장할 수 있을까를 고민할 뿐이다. 그래서 인문학자들은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실제 사회 속에서 사회를 인식하는 일반적인 사람들(뭐, 이를 대중이라고 불러도 좋다)에게 이해받을 수 없는 간극을 지닐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이들은 '대중'을 상대로, '공부'하는 '태도'가 되어있지 않다고 엄숙하게 꾸짖기까지 하는데, 우스울 뿐이다."

"인문학자" 이택광을 비판하는 글의 일부분이다. 사회과학에 대해서는 좀 관대하다.

"과학은 실험을 통해 반복과 재현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사회학은 통계로써 실재를 간접적으로 입증한다. 그렇다면 인문학은? 치밀한 사고전개과정을 보여주는 논리가 인문학의 강력한 무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과학도 아닌 사회학은 통계로써 실재를 간접으로 입증한다? 사회학을 잘 모르시는 모양. 여하튼 그가 특정 유형의 인문학을 비판하는 그 내용은 내가 생각하는 사회학에도 잘 적용된다. 사회(과)학에서의 통계적 접근은 오히려 그 밑이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통계, 통계 해석은 거의 대부분이 쓰레기니까... 여하튼 사회를 이론의 틀에 맞춰서 설명하는 것은 사실 문제가 될 수 없다. 문제는 실제 사회에 대한 치밀한 관찰, 분석 없이 이론만 앵무새처럼 읊을 때 발생한다. 그러니 사실 저 비판도 초점을 제대로 잡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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