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이 언제나 모호하고 아무렇게나 말하는 것처럼 인식되는 이유는, 실제로 많은 인문학자들이 복잡다단한 세상을 단순명쾌하게 자신의 전공학문의 틀에 맞춰 아무렇게나 말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들은 외부 세계의 실제 행동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그저 그들이 배운 학문적인 메커니즘을 어떻게 세계 속에 대입하고 확장할 수 있을까를 고민할 뿐이다. 그래서 인문학자들은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실제 사회 속에서 사회를 인식하는 일반적인 사람들(뭐, 이를 대중이라고 불러도 좋다)에게 이해받을 수 없는 간극을 지닐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이들은 '대중'을 상대로, '공부'하는 '태도'가 되어있지 않다고 엄숙하게 꾸짖기까지 하는데, 우스울 뿐이다."
"인문학자" 이택광을 비판하는 글의 일부분이다. 사회과학에 대해서는 좀 관대하다.
"과학은 실험을 통해 반복과 재현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사회학은 통계로써 실재를 간접적으로 입증한다. 그렇다면 인문학은? 치밀한 사고전개과정을 보여주는 논리가 인문학의 강력한 무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과학도 아닌 사회학은 통계로써 실재를 간접으로 입증한다? 사회학을 잘 모르시는 모양. 여하튼 그가 특정 유형의 인문학을 비판하는 그 내용은 내가 생각하는 사회학에도 잘 적용된다. 사회(과)학에서의 통계적 접근은 오히려 그 밑이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통계, 통계 해석은 거의 대부분이 쓰레기니까... 여하튼 사회를 이론의 틀에 맞춰서 설명하는 것은 사실 문제가 될 수 없다. 문제는 실제 사회에 대한 치밀한 관찰, 분석 없이 이론만 앵무새처럼 읊을 때 발생한다. 그러니 사실 저 비판도 초점을 제대로 잡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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