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30일 월요일

"정체성이 약한 사람일수록 집단의 정체성에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 문화에서는 집단의 정체성을 가지는 것을 바람직하게 여기기 때문에 개인의 정체성이 약한 것은 아예 문제시되지도 않는다. 사랑은 나를 알고 상대방을 알아가는 부단한 노력인데, 나를 알기도 전에 집단에 흡수되어버리면, 나와 너는 사라지고 집단 정서만 남는다. ... 사랑에 '빠지는' 경험은 특별히 성적인 것과 관련된 애욕의 경험이다. 그러한 감정은 일시적으로 자아의 경계를 허물고 사랑을 느끼는 대상과 유아적인 무경계의 상태로 들어가게 하는데 이는 순간적인 환상일 뿐이고 곧 현실로 돌아오면 그 감정은 사라진다. ... 이는 거짓 사랑인데... 진짜 사랑의 경우엔 자아의 경계가 순간적으로 붕괴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한계를 확장해가는 부단한 노력의 결과로 상대와 신비로운 연합의 경지에 들어서게 된다. 상대방을 알ㄹ려고 노력하고 상대방의 성장을 바라는 마음으로 자아의 경계를 확장시켜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상대가 내 안에, 내가 상대 안에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양혜원, 2012. "교회 언니, 여성을 말하다", 69 - 70)

아내에게 선물한 책인데 의외로(?) 재미있다. 내 견해와 싱크로율이 한 80, 90 퍼센트는 되는 것 같다. 위 인용문은 빨간색으로 밑줄 죽 그은 부분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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