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0일 화요일

"몽골 지배기는 한민족의 반도국가가 독립성을 잃은 시기였다. ... 이 종속상태는 한민족의 정체성에 위협을 가하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문명수준을 높여 적응력이 더 높은 정체성을 빚어내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 20세기 후반... 미국에 대한 종속상태가 한민족에게 어떤 피해를 입혔는지는 아직도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고... 그러나 아무리 이 종속상태를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이라도, 그 기간 중 한민족이 인권 확립과 산업 발전이라는 중요한 성취를 이룩한 사실은 인정할 것이다. 보다 높은 문명 단계의 열쇠인 이 두 가지 성취가 종속 상태 덕분에 더 쉽게 이뤄진 면도 있다. ...  원나라와의 깊고 넓은 접촉을 통해 고려가 겪은 정신적 변화를 두 측면에서 볼 수 있다. 그 하나는 중국문명 학습에 시차가 사라진 것이다. 10세기 이후 중국의 인쇄술 발달로 중국문명의 학습이 원활해졌는데, 이제 고려의 인쇄술 자체가 첨단 수준으로 발전하여 문헌 보급이 더욱 활발해졌다. 그리고 상당한 규모의 왕실과 귀족층 인원이 원나라 황도에 상주하면서 중국의 문화 발전에 직접 참여하게 되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중국문명과 고유전통 사이의 관계를 전보다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게 된 것이다. 여기에는 몽골 전통과 중국문명을 병립시킨 원나라 문화정책이 중요한 참고가 되었다. 원나라 멸망 후 전통적 중국왕조라 할 수 있는 명나라와 상대하게 되었을 때 조선의 외교정책, 그리고 세종의 문화정책은 이 시각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 (ex. 원나라의 '파스파' 문자 --> 훈민정음/한글...)

" (김기협, 밖에서 본 한국사, 156f).

이런 논리를 일제 강점기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그게 바로 '뉴라이트' 역사관아닌가? 그런 면도 있음을 인정할 수는 있다. 결과적으로... 또 모든 문명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법이기도 하다. 자주가 항상 최선이 아닌 것도 분명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었음을 굳이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 독재가 있었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가능했다고 하는 것과 비슷한 논리 아닌가?

역사를 해석하기란 참으로 어렵고 또 심지어 무섭기도 한 일이다. 평가가 극에서 극으로 갈릴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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