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에세이집 "나는 왜 쓰는가"에서 '나는 왜 쓰는가'도 물론 재미있었지만, 지금 내 상황에서 더 도움이 되는 글은 '정치와 영어', 그리고 '과학이란 무엇인가'.
우선 '정치와 영어' 중에서..
"우리의 생각이 어리석어 영어가 고약하고 부정확해지지만, 언어가 단정하지 못해 생각이 더 어리석어지기 쉬운 것이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건 이런 과정을 역전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 나쁜 습관... (...) 그런 습관을 제거한다면 생각을 보다 명료하게 할 수 있으며, 생각을 명료하게 한다는 건 정치적 개혁에 필요한 첫걸음이기도 하다." (256쪽)
"'민주주의', '사회주의', '자유', '애국적인', '현실적인', '정의' 같은 단어는 각각 서로 화해할 수 없는 다른 뜻을 여러 개씩 가지고 있는 경우다. '민주주의'라는 단어의 경우, 합의된 정의란 게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런 정의를 만들어내려는 시도를 하면 사방팔방에서 저항을 받게 된다. (...) 이런 유형의 단어들은 의식적으로 부정직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달리 말해 사용하는 사람이 생각하는 나름의 정의는 있지만, 듣는 사람이 그와는 다른 무언가로 생각하더라도 묵인하는 것이다. (...) 그밖에도 여러 뜻을 갖고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속임수에 가깝게 쓰는 단어로는 '계급', '전체주의', '과학', '진보적인', '반동적인', '부르주아', '평등' 같은 것이 있다."(264쪽)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의미가 단어를 선택하도록 해야지 그 반대가 되도록 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산문의 경우, 단어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단어에 굴복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대상에 대해 생각할 경우 먼저 단어로 표현하지 말고 생각부터 해보자. 그런 다음 머릿속에 그려본 것을 묘사하고 싶다면, 거기에 맞을 듯한 정확한 단어를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추상적인 무언가를 생각할 경우엔 애초부터 단어를 선택하는 쪽에 끌리기가 더 쉽다.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기존의 표현법이 마구 밀려들어 대신 작업을 해버릴 것이다. (...) 그러니 가능한 한 단어 사용을 미루고서 심상이나 감각을 이용하여 전하고자 하는 뜻을 최대한 분명하게 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지 싶다. 그런 다음 뜻을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표현을 택할 수 있을 것이고 (...)"(274쪽)
'과학이란 무엇인가'
길지 않은 글이다. 혹시라도 '과학과 사회' 같은 수업을 할 때 유용하게 읽힐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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