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9일 월요일

정윤수 선생 칼럼에 이런 인용문이 등장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세련되게 표현되어있다. [한국에 문제가 많다는 것은 이제 문제가 본격적으로 드러날 물질적 조건들이 갖추어졌다는 얘기다.]

요컨대 문제의 열쇠는 문제가 발생한 곳, 곧 우리 내부에 다 내장되어 있다. 저 19세기의 위대한 사상가가 말한 대로 문제는 “(그것의) 해결에 필요한 물질적 조건들이 존재하거나 그 생성 과정에 있을 때” 등장한다. 이를 직시하고 실사구시로 해법을 찾아낼 때 외부자의 따끔한 주사가 진정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 Marx가 한 이야기였다. 검색해 보니 꽤 널리 인용되는 구절이다. "정치경제학 비판에 부쳐" 서문. 깊게 공부하지 않은 티가 팍팍... ("문제"로 번역된 독일어 해당 단어는 "Aufgaben"이다. "과제"가 일차 의미인데... 우리말 어감상 "문제"도 나쁘지 않은 것 같긴 하지만 좀 찜찜...)

원문은 이렇다.

"어떠한 사회구성 체도 모든 생산력이 그 안에서 발전할 여지가 있는 한, 결코 발전의 완료 이전에 멸망하지 않는다. 또한 보다 높은 새로운 생산관계는, 이것의 물질적 존재조건들이 구사회의 태내에서 성숙하기 이전에는 출현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인류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과제만올 자기에게‘ 제기한다. 왜냐하면 좀더 자세히 고찰해보면, 우리는 문제의 해결에 필요한 물질적 조건들이 이미 존재하거나 적어도 그 생성과정에 있을 경우에만 문제 그 자체가 동장하는 것을 항상 알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문제의 해결에 필요한 물질적 조건들이 이미 존재하거나 적어도 그 생성과정에 있을 경우에만 문제 그 자체가 등장하는 것을 항상 알게 되기 때문이다."

"Eine Gesellschaftsformation geht nie unter, bevor alle Produktivkräfte entwickelt sind, für die sie weit genug ist, und neue höhere Produktionsverhältnisse treten nie an die Stelle, bevor die materiellen Existenzbedingungen derselben im Schoß der alten Gesellschaft selbst ausgebrütet worden sind. Daher stellt sich die Menschheit immer nur Aufgaben, die sie lösen kann, denn genauer betrachtet wird sich stets finden, daß die Aufgabe selbst nur entspringt, wo die materiellen Bedingungen ihrer Lösung schon vorhanden oder wenigstens im Prozeß ihres Werdens begriffen sind."

Vorwort, Zur Kritik der Politischen Ökonomie Geschrieben August 1858 bis Januar 1859. Erschienen 1859 bei Franz Duncker, Berlin.

 검색하면서 찾은 마르크스가 한 다른 이야기.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인용문은 위에서 인용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진화론의 아이디어이기도 하고. 진화는 항상 현재 주어진 상태에서 발생한 변이의 결과라는...

 "인간은 자신의 역사를 만들어 가지만, 그들이 바라는 꼭 그대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스스로 선택한 환경 속에서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주어진, 물려받은 환경속에서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칼 맑스, 『루이보나빠르트의 브뤼메르18일』(프랑스 혁명사 3부작, 소나무, p163)

 "학문에는 지름길이 없습니다. 오직 피로를 두려워하지 않고 학문의 가파른 오솔길을 기어 올라가는 자 만이 학문의 빛나는 절정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칼 맑스, [자본론] 프랑스어판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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