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학교를 다니는 딸이 무슨 발표회 비슷한 걸 했나보다. 딸이 가장 어리고 4,5세까지 있나 보다. 평소에도 수업이 계속 있다고 하고, 이번 발표회는 아마 일년여 동안 준비했던 모양이다. 다니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고, 또 예민해서 새로운 환경을 낯설어하는 편이라 염려되긴 했다. 하지만 놀이학교 자체도 크게 어렵지 않게 적응했다고 하고 - [물론 지금도 아침마다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쓴다고는 하지만 막상 가서는 잘 논다고...] - 그래서 새로운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이나 지켜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막상 오늘 발표회에서는 무척 힘들어 했다고 한다. 밝은 조명과 객석의 시선을 받으면서 무대 위에 서 있는 상황이 낯설었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왜 아이를 그런 자리에 있게 했을까. 그런 자리가 왜 필요할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다른 아이들처럼 연습한대로 잘 했으면 부모로서 기분이 좋았을까? 그랬을것 같긴 하다. 하지만 단지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괜히 시비를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일까? 꼭 그런 건만은 아니다. 애초에 놀이학교 보낼 때부터, 또 발표회 같은 것을 한다고 했을 때 탐탁치않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 식구들, 주위 사물 환경 익히는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너무 가르치는 것, 따라하도록 하는 것, 어떤 틀에 맞추도록 강요하는 것이 내키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놀게 해주고 싶은데... 마음껏...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배우게 하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다. 상황, 환경 때문에. 도시에서, 또 부모가 낼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된 탓에... 게다가 내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아서 집 바깥 활동에 대해서는 지켜보고 있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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