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27일 수요일

나는 아내에겐건 식구들에게건 아니  누구에게건 '사랑한다'는 말을 잘 못한다. 도대체 '사랑'이 뭐고 '사랑한다'는게 뭘까? '좋아한다'는 건 좀 더 분명한 것 같다. '사랑'은 좋아하는 감정이 좀 더 강한 상태를 가리키는 걸까? 그런 감정은 설령 있다손치더라도 지속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대부분의 부부는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계속 살고 있는 것일까? 왜 그렇게 '사랑'에 목매달고, '사랑'을 확인하려고 할까? '낭만적 사랑'과 '열정적 사랑'과 결혼의 조건으로 당연시되는 현상도 그리 오래된 건 아니다.

오늘 페이스북에서 결혼한지 십년된 부부 이야기를 읽었다. 남편이 사랑하지 않는다고, 아니 사랑한 적도 없는 것 같다고 선언했다는... 하지만 계속 이렇게 살자고 했다는... 거기에 대해서 어떤 이가 이런 글을 남겼다.

"남푠은 아내를 사랑하는데, 사랑이란 단어를 오해하는 것 같아요. 사실 현대에 와선 다들 오해하는 듯. 끌림이 사랑이라면 이년에 한 번씩 다시 결혼해야할 겁니다. 감정이 얼마나 잘 변하는데... 스캇 펙은 사랑을 의지라고 정의했었죠. 벨 훅스의 책도 그 정의를 따르고... C.S.루이스는 순전한기독교에서 사랑하는법을 이렇게 말하죠. 사랑한다치고 행동을 먼저 하면 감정이 따라오는 신비를 경험하게 될거라고.."

사랑은 의지다... 사랑한다치고 행동하면 감정이 따라온다...

흠. 이런 접근도 그렇게 설득력있게 들리지 않는다. 사랑을 감정과 연결시키려는 접근 자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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