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6일 수요일

약자에게 법, 원칙, 공정한 질서가 필요하다. 그것들은 약자를 보호하는 장치다. 강자가 법, 법치를 강조하는 것은 대개 법의 이름을 빌어서 약자, 소수자에게 피해가 가더라도 자신의 이익을 챙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현실은 대개 그렇지 못하다. 갑을 관계에서 제일 말단에 있는 이들에게는 조항 하나 하나를 들어서 꼼꼼하게 요구한다. 별 시덥잖은 것까지... 윗선에서는 초규범적 행태들이 만연하지만... 그런 꼬락서니가 보기 싫으면 (1) 손해를 감수하고서 저항하던지 (2) 갑의 자리에 오르면 된다. 이도 저도 아닌 대부분의 을들은 그냥 속으로 삭히면서 행여 지금 자리라도 잘릴까 못들을척 하루 하루 조용히 살아갈 뿐이다. 지킬 수 있는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원칙을 세우는 일이 중요하고, 그런 원칙이 세워졌으면 공정하게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때로는 제재도 가해야 한다(소심한 제재로 '눈흘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나라다.
윤리로 표현하면.... 한국에서 필요한 것은 의무론적 윤리다. 목적론적 윤리, 덕 윤리의 과잉 상태기 때문에.... 다만 의무론적 윤리의 추상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배아도 생명이니까 어떠한 경우에도 그 생명권을 침해해서는 안된다' 같은 구체적인 윤리는 분쟁만을 일으킬 뿐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