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18일 목요일

'최종병기 활'(2011)을 보다.

감독은 김한민. 그의 전작 '극락도 살인사건'은 괜찮았고, '핸드폰'도 나쁘지 않았다. '활'에서는 한 단계 오른 역량을 보여준다. 오락영화 (혹은 '액션활극')를 지향하는 이 영화는 '병자호란'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삼고 있는데, 딱 필요한 만큼만 역사를 이용한다. 역사를 몰라도 영화를 즐기는데 전혀 지장이 없고, 역사를 알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요소들이 적절하게 숨어 있다 (심지어 '나라' '국가'의 역할에 대한 그럴듯한 성찰까지...). 주요인물 중 유일한 여성인 '남이'가 유약, 순정적으로만 그려지지 않는 점도 신선하다.
몇 가지 흠을 잡자면, '만주어'어가 매우 충실하게 재현되는 반면 조선사람들이 쓰는 말은 '현대 한국어' 느낌이 충만하다. 화살 날아다니는 모습이 탁월한 반면, 호랑이 CG 장면은 너무 허접... 개성에 살던 사람들이 압록강 주위 지형을 너무 잘 아는 설정 등등.
결론적으로, 역사에서 소재를 취해서 만든 '오락영화'의 '좋은 예'! (빠른 전개, 긴장감... 이런 점 뿐 아니라,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역사'를 적절하게 이용했다는 점에서... 대표적 나쁜 예는 '디 워' ㅠㅠ).

낯익은 장면들, 이야기 전개 방식의 출처를 오마이 뉴스 리뷰 기사는 '서부영화'에서 찾는다. 그런 것 같기도...

"'최종병기 활'은 역사에서 소재를 가져왔지만 철저하게 할리우드 방식을 따른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결론을 향해 치달아간다. 그래서 미국영화 공식에 익숙한 한국관객의 취향과 맞아 떨어진다. 가족과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주제나 말을 타고 추격하는 장면, 총잡이들의 일대일 대결을 연상시키는 마지막 장면은 서부영화와 너무나도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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