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18일 목요일

며칠 전에 이런 얘길 남겼다.
- 애플의 아이폰이 천재의 창조물로 보이는 이유는 단지 그 제품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 인재니까 성공하는게 아니라 성공했으니까 인재다
여기에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 (영웅이 시대를 만드는 게 아니고) '는 얘기를 덧붙일 수 있겠다.
바로 밑에선 '진리/진실'의 복수성 (複數性)을 거론했다.
이 둘 같은 논리 구조에서 이해될 수 있는 이야기다.
난 역사가 하나의 정점을 향해 간다거나, 유일무이한 진리가 있다는 주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믿지 않는다'라고 얘기하는 것도 너무 단정적이라 피하고 싶다. 왜? 그렇게 믿을 때도 있거든...).
'역사는 과거와 현대의 대화'라거나 '모든 역사는 현대사'라거나... 바로 그게 '진실'에 가깝다고 믿는다 (크흐! '진실'이라... 도무지 피할 수 없는...).
결국 모든 것은 해석하기 나름이고, 해석자의 입장에서 다른 현실, 역사, 진리가 구성되는 것이다.
'근대성'도 마찬가지다. 서양에서 태동한 '근대성'. 그것의 긍정적인 측면만 강조하고서 그 방향으로 가는 '근대화'만이 '진리'라는 생각이 오랫동안 비서양 지역 담론을 지배했고 한반도에서는 여전히 그러하다 (최신 버전: "선진화"). '진리의 복수성' 그리고 '해석된/구성된 진리'라는 테제에서 설명하자면 이 같은 근대성 이해는 '서양이 발전했고 성공했으니까 그 서양의 특성을 근대성이라고 부르자'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근대성'은 그리 긍정적인 측면만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는 입장이 '포스트모더니즘'의 일부를 이룬다.
여하튼... 언제 다시 역전될 지 모른다. 만약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서 세계 차원에서 패권을 잡는다면... 강한 중국을 가능하게 한 것들을 또 찾아내려고 할 것이다. 어쩌면 중국 (혹은 아시아 국가들)을 발전하지 못하게 발목을 잡았다고 생각했던 비근대적이고 비서양적인 요소들이 '기적'의 원인으로 칭송될 지도 모른다 (물론 이미 '아시아적 가치' '유고 자본주의' 논쟁이 있지만...).
역사와 역사 해석은 정말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 그 속에서 중심을 잡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진리의 유일성에 대한 신앙은 (어떤 형태의 진리이건 간에....) 이 복잡함을 처리하는 매우 손쉬운 방식일 따름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