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회 교수가 프레시안에 실은 글에서 80년대 '사회구성체논쟁'을 깔끔하게 잘 요약해 놓아서 옮겨 놓는다.
"사회구성체이론은 1985년 <창작과비평> 57호에서 국가독점(國家獨占) 자본주의론(박현채)과 주변부(周邊部) 자본주의론(이대근)이 충돌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논쟁은 세계사의 유례가 없을 만큼 치열하게 진행되었다. 이 논쟁에서 주변부 자본주의론이 패퇴하고 식민지반봉건론(NL)이 등장해 국가독점 자본주의론(PD)과 맞서는 상황에서 다시 정통 마르크스-레닌주의 입장에서 나온 자본주의 사회구성체 이론(1987)이 등장하기도 하였다. 특히 식민지(植民地) 반봉건론(半封建論)은 일제 식민지였던 조선은 봉건사회에서 자본주의로 이행한 것이 아니라 근대적 지주제를 토대로 하여 식민지 국가권력이 상부구조를 이루는 특수한 사회구성체라는 것이다. 마치 19세기 말 동학 혁명(1894)의 구호를 보는 듯하다. 동학혁명의 핵심은 반제(反帝) 반봉건(反封建) 투쟁이다. 1960년대 이후 이른바 이촌향도(離村向都)로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 노동자인 한국 사회의 현실을 봉건사회로 규정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차라리 정통 마르크스주의에 입각한 '자본주의 구성체 이론'은 다소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이론은 한국 사회는 사회주의 혁명만이 구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었다. 더욱 큰 문제는 식민지 반봉건론에 입각한 운동 세력들이 북한과의 연계와 협력을 중시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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