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3일 금요일

Anspruchsinflation

기대가 충족되면, 또 다른 기대가 생기고, 기대에 대한 기대가 생기고... 그럴수록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는 더 많아진다는 불편한 진실, 기대의 역설... 기대는 기대를 낳고, 더 많은 기대를 낳고... 기대 인플레이션은 근대적 질서를 근본적으로 전복시켜지 않는한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모름지기 어떤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매진할 때가 좋은 법이다. 그런 분명한 기대가 있을 때가 좋은 법이다.
'기대'에 대한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은... 근대적 질서 속에선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아니... 기대를 줄이거나 기대를 달리 이해하고자 하는 '기대'조차도 커진다. 그것 자체가 새로운 '시장'으로 떠 오르고 있으니...
'기대'는 좀 더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욕심' '욕망' '가치'이기도 하다. 반드시 물질적 욕망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더 생태적으로, 건전하게, 욕심을 줄이면서 살기... 그것도 하나의 기대고 욕심이다.
'기대'가 없으면 인간이 아니다. 문제는... 기대가 비대해질수록 만족은 더 멀어진다는 점. 그리고 기대와 기대가 충돌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점... 어떤 기대를 먼저 충족시켜줘야 할까? 사회적으로 권장되지 않는 기대는 억누른다고 쳐도 (현실적으로 그런 기대가 줄어드는 것과는 상관없이.... 적어도 그런 기대를 대하는 방식에 대해선 고민할 필요가 없다. 억누르기... 그 결과는 '이중적 태도' '눈가리고 아웅' 등으로 나타날 때가 많지만...) 정당한 기대가 많아지면서 정당한 기대 간의 갈등이 더 자주 등장한다.
한국 사회가 갈등이 많아지는 이유는 바로 그런 점들 때문이다. 정당한 기대 간의 갈등... 다양한 기대...
생명윤리에 대해서도 그렇게 이해할 수 있고...
줄기세포연구는 한편으로 치료 가능성을 부풀리면 기대치를 높인다. 초기 생명을 좀 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는 것 또한 정당한 기대다. 그러기 위해서... 한국이 '윤리적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아야 한다는... 그런 '선진국에 대한 기대'를 자극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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