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4일 일요일

사회평론가?

앞으로 시사적인 풍경에 대한 스케치를 좀 자주 해 볼 생각이다. '풍경'이란 표현을 썼지만 사실 사회학도에게는 인간과 관련된 모든 게 사회학적 진술의 근거이고 재료다. 늘 곁에 있어 내 눈에 들어오지 않는 풍경이 화가들에게는 자신들의 전문적인 활동의 소재인 것처럼... 스케치만 해도 될 것 같다. 지금 정밀화, 세밀화를 그리겠다고 덤벼들 계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화실'에서 기술을 갈고 닦았으니 이제 바깥에 나가 살아서 움직이는 것들의 특징을 잡아내는 훈련을 해 볼 생각이다. 또 사실 이건 마음먹지 않아도 늘상 하는 일이기도 하다. 영화평론가들이 영화를 보며 분석, 평가하는 것을 좋아할 뿐더러 안 그럴려고 해도 안 된다고 고백하는 것처럼... (이동진). 사회학자들의 작업을 '좀 더' 진지하고 엄밀한 진술과 시대진단적인 진술로 구분하고, 그 차이를 논문주제로 삼는 동료가 있다. 에세이적인 글도 사회이론처럼 포장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친구는 그런 사회학내 흐름에 대한 사회학적 성찰을 시도하는 것이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사회평론가'와 '사회학자' 정도로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는 이념형적 구분이고 대개 현실은 언제나 그 중간 어드메쯤...). 역시 언제나 그렇듯이 둘 다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내리막길 위에 있고 얼마나 더 내려가야 바닥을 보게될지 알 지 못하는 사회학이란 학문의 위치를 생각해 볼 때 나는 오히려 '사회학자'에 더 방점을 찍고 싶다. 어설픈 사회평론, 사회참여보다 차라리 더 진지한 '사회학적' 성찰을 내 놓는 것이 필요하다 (그게 반드시 사회통계학 전문가들만 이해하는 형식일 필요는 없다) . 혹 사회평론가로 나설 때에도 가능하면 평소 이론적 입장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시사적인 문제에 대해 스케치할 때도 사회학적 성찰 (사회의 자기기술의 일부)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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