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20일 화요일

페북이 갖는 장점이 많지만 그 중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오프라인에서라면 만나기 힘든, 특히 나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글도 그래서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다.

"(...) 분명 나는 혁명을 포함한 운동 자체에 부정적인 사람이다. 수정주의적 입장에 치우쳐진 것인지 몰라도 내가 읽은 수많은 논문들은 혁명이 얼마나 잔혹한 것인지 보여주었고 나는 그것을 견딜만한 “강철인간”이 아니다. 맑시즘의 급진성을 옹호하는 것이 반드시 혁명을 옹호하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의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자본주의적 이데올로기에 포섭된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냉정하게 말해서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걸 인정하는게 오히려 지적으로 솔직하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체제가 있는가. 나는 현생 인류에게는 그것을 실현할 지적인 능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역사는 일종의 자연사적인 과정, 그러니까 우연성의 지배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의 앞으로의 변동과정은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설령 그게 가능하더라도 그러려면 일단 자본주의 내에서 생산력이 가장 고도로 발전한 선진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번 자본주의화에 포섭된 국가는 불가역성이라는게 있어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비유를 하자면 우리는 지금 근대라는 레일 위에서 중간 수준에서 뛰고 있다. 우리 앞에는 선진국들이 뛰고 있고. 선진국들과 같은 레일에서 뛰어야 그 앞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세계를 단선적으로 본다고 비판할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근대 사회라는 것 자체가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던 수많은 문명들을 모두 근대라는 단일한 기준의 레일 위에 갖다놓고 그 위에서 뛰게 강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좋든 싫든 한번 자본주의에 포섭된 이상 그 법칙 위에서 뛰어야 한다. 아무리 노동자를 옹호하고 그래도 노동자는 해고를 당해야 하고 자본에 의해 착취를 당해야 경제가 성장한다. 근대 자체가 이렇게 “폭력적인” 체제다. 다만 그 폭력의 정도는 약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노조의 동의를 받거나 산업에로 빠른 재투입이 제도적으로 보장된다는 식으로. 어찌됐든 내 입장에서 근대란 모든 것을 단일한 기준으로 통합해가는 진정한 전체주의 체제다. 하지만 그 폭력적인 단일화야말로 해방의 조건이 되고 결과적으로 우리는 해방을 얻어낼 수 있다. 이게 맑스가 했던 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유감스럽게도 맑스도 그것이 어떻게 될지는 몰랐다. 혹시라도 그 방법을 알고 계시는 분은 내게 알려주시라. 나부터 그 분의 충실한 제자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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