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9일 월요일

"변화의 기운이 보인다"라는 제목의 '물뚝심송'의 블로그 글이다. 이번 지방선거의 의미를 매우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판이 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가장 먼저 변하는 것은 역시 색깔론이 위력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지겹도록 행해진 종북몰이, 빨갱이 타령, 색깔 칠하기 등에도 불구하고 그런 전략들은 거의 아무런 효과도 가져오지 못했다. 이거 이제는 자리를 잡아 가는 것 같다.

지역구도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 박정희 이래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던 지역구도가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선거판이 “현실적”이 되어 가고 있다는 징후들이 곳곳에서 보인다. 공허한 공약은 무시되기 시작했고, 비록 규모는 작아도 깨알 같은 공약들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지킬 수 있는, 그러나 열심히 해야만 지킬 수 있으며 실제로 우리 생활에 도움이 되는 그런 공약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유권자들이 그런 공약을 찾기 시작했다.농약급식으로 대표되는 사실 무근의 네거티브 공세들은, 바닥으로 바닥으로 내려가며 잔잔히 퍼져나가는 박원순 캠프의 조용한 호소에 밀려 사라져 버렸다. 박원순 후보의 재선은 당선 자체로도 가치가 있지만, 선거 문화를 바꾸고 캠프 전략의 트렌드를 바꾸는 계기로 작용할지도 모른다.

(...) 우리 사회의 선거 문화는 그렇게 조용하게 바뀌어 가고 있다.이번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가장 긍정적인 의미를 여기에서 찾고 싶다."

이 글이 오늘 페북에서 자주 거론되는 걸로 봐서 이처럼 지방선거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거나 혹은 그렇게 해석하고 싶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당장 그렇지 않더라도 자꾸 그렇다고 이야기하면 현실이 되는게 인간사가 작동하는 원리 중 하나라는 점에서 그저 쉽게 무시할 수 있는 발언만은 아니다. 그런가? 그럴까? 변화가 쉽지 않다고 볼 근거도 적지 않다. 여당과 청와대가 국정기조를 바꿀까? 정말 뭔가 느꼈을까? 노우. 네버. 그 무리들은 선거 결과에 매우 안도하고 있잖은가?  한겨레는 여권이 약속한 쇄신의 가늠자을 세 가지를 제시했다. (1) 세월호 국정조사 (2) 김기춘 등 인적쇄신 (3) KBS 길사장 후임. 청와대는 오늘 홍보수석에 YTN 출신 꼬붕을 앉혔다고 한다. 변화? 쇄신? 이미 물건너 갔다. 야당이 바뀔 것 같지도 않고... 교육에 대한 인식에 획기적 변화가 있었나? 그것이 교육감 선거에 반영되었나? 진보교육감 덕에 앞으로 바뀔까? 글쎄... 김대중, 노무현 당선, 촛불시위, 나꼼수, 안철수... 등등 등등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이러저러한 현상으로 예단하는 경우들을 워낙 많이 봐와서 일단 의심을 해봐야 한다. 물론 이러저러한 소동에도 제자리인 것처럼 보이지만 가랑비에 젖는다고 조금씩 변해왔는지도 모른다. 인간사는 모순되는 경향이 공존하는게 자연스러우니까 변하려는 욕망, 변화를 거보하는 관성이 함께 있을 것이다. 결국 어떤 속성, 어떤 경향을 강조하느냐의 문제일 것. 물뚝심송님의 해석대로 지역감정, 색깔론의 약발이 덜 먹히는 건 분명한 것 같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그렇다고 해도 정치 세력들의 인적 구성이나 문화, 주장은 크게 바뀔 것 같지 않다. 인적쇄신? 청와대? 정당? 변화는 그렇게도 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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