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4일 목요일

1. 오늘 멘토를 만나서 담판(?)을 지었다. 방향 전환을 시도하면서 내가 던진 이야기가 계기가 되어서 지난 몇 주 동안 얘기를 나누는데 뭔가 내가 감당하기 힘든 방향으로 쏠리는 것이다. 오늘 그 방향을 바로 잡았다. 내가 한고집하니까... 다시 출발점 그 언저리로 돌아온 셈이다. 헛수고를 한 것 아닌겠지만 지난 몇 주 동안 애쓴걸 생각하면 허탈한 느낌이 드는 걸 피할 수 없다. 불안함도 있다. 방향을 또 다시 틀게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내가 가장 잘 알고 잘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건 분명하다. 다만 그동안 집요함이 부족했는데, 이젠  좀 끈질기게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한다. 그걸 못해서 또 다시 방향을 트는 일은 없어야 하리라.

2. 약간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모처럼 달리기를 나섰다. 몸도 운동을 간절하게 원하는 상태였고, 의욕도 있어서 10km를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왠걸... 몸이 따라주질 않는 것이다. 뛰다 걷다 애초 목표의 절반 정도만 달성했다. 역시 몸은 거짓말을 못하나보다.

3. 어떤 것을 강조 또 강조하고, 또 애써서 가르친다면 그건 정말 중요하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인간이 본성적으로 실행하기 어려운 탓일 것이다. 예를 들어 부모에 대한 존경, 이웃에 대한 사랑 같은... 반면에 '자식에 대한 사랑' '손자에 대한 사랑' 같은 것은 굳이 강조하지도 가르치지도 않는다. 왜? 그건 덜 중요해서? 노우. 그건 시키지 않아도 잘 하니까. 하지말라고 해도 잘 하니까. 하기 어려운 것, 인간의 본성을 거스리는 것, 그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신앙 역시. 그 본성을 거스르고, 본성의 장벽을 뚫고 그 경계를 넘어서야 비로소 뭔가 초월적인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4. 이 묘한 기분의 정체는? 원인은? 내일 저녁에 만나기로 한 선배와 맥주나 한 잔 해야 풀릴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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