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13일 토요일

내가 공적으로, 그러니까 불특정 다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분명히 있다. 그 이야기의 핵심 내용이 무엇인지, 내가 정말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지 한 번 정리해보았다. 그랬더니 이게 웬일. 터무니 없이 빈약한 것이다. 중복되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정말로 빈약하다. 어찌되었건 그 요지 하나 하나를 제대로 풀어내려면 분량은 어렵지 않게 늘어나겠지만... 그 논지의 빈곤에 민망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겨우 그런 이야기하려고...

물론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더 있을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얄팍한 지식, 경험한 바를 늘어 놓을 수 있을 것이고, 이러저러한 현안과 구체적 주제에 대한 내 견해를 풀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 역시 그리 풍성할 것 같지도 않지만... 그런 것들을 관통하는 내 생각의 요체, '철학'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그런 핵심적 내용은 창피하리만치 빈약하다는 것이다.

사실 인간 활동의 대부분은 그런 분명한 철학을 기초로 삼고 있지 않다. 많은 경우 특별히 의식하지도 않고, 그냥 목적, 의미도 따지지 않고 주어진 환경 속에서 행위하는 것이고 그런 행위들의 연결이 일상이고 삶이다. 의미, 목적, 일관된 가치관... 그런 것 너무 따질 필요가 없을 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시시콜콜히 의미, 목적 따지지 말자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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