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8일 토요일

1. 요즘엔 듣고 싶은 노래가 별로 없다. 어지간한 노래들은 다 시덥잖게 느껴진다. 내 고민, 갈등, 외로움, 괴로움을 이해하고 만져 줄만한 노래가 도무지 없는 것이다. 클래식의 그 정연함도 싫고, 가사 있는 음악들도 싫다. 아 그 너저분하고 촌스러운 가사들... 도저히 들어줄 수가 없다. 동시대인들의 연주 음악 정도가 들어줄만하다. 유니스 황, Max Richter 같은... 특히 Max Richter의 기괴한 음악들... 술에 취해서 어질어질할 때의 그 묘한 느낌을 연상시키는... 아. 지금 들리는  저 음악. 바로 그런... "The Road is A Grey Tape"

2. 멘토 1호를 만났다. 나처럼 한심한 인간을 야단치면서도 끝까지 격려한다. 내가 기분 상해서 의욕을 꺽지 않을 정도의 선을 지키면서... 아 고마운 분이고 또 존경스러운 분이다.

3. turn에 turn을 거듭하다보니... 내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돌고 도니... 또 돌고 도니... 논문 한, 책 한 구절 읽을 때마다 돌고 또 도니... 그래. 그게 사실 정답에 가깝다. 확실한 것은 없고, 다 연결되어 있고, 모두 그 나름대로 일리를 갖고 있고, 이 사람 말도 맞고, 저 사람 말도 맞고... 그래서는 논문이 되질 않는다. 논문은 내 주장이 옳음을 근거를 갖고서 강변하는 것이거든. 나는 내 주장이 강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논문 쓰는 걸 보면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다.

4. 신청한 여권을 찾았다. 그새 만료되었던 것이다. 새 여권을 받아들고, 항공권 예매도 끝났고... 여전히 나는 복잡한 심사에 사로잡혀 있다.

5. 자.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 번 점검해 보자. "과학을 둘러 싼 한국의 갈등" 그것이 연구 대상이다. 그래서 네 결론은?

6. 우주 크기를 알려주는 짧은  영상을 봤다. 우주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하면 정말이지 힘이 쭉 빠진다. 이 좁은 세상에서 아웅바둥... 아웅바둥... 비슷한 경험을 오래 전 역사 관련해서 하게 된다. 인류의 그리 길지 않은 역사를 보게 되면 또 생각이 거기에 미친다. 아웅바둥... 아둥바둥... 이렇게 아둥바붕 살아서 뭐하나... 기운이 빠진다. 도사가 된다. 신선이 된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네 말도 맞고 네 말도 맞네... 허나 그런 태도는 논문엔 좋지 않다. 왜? 자기 주장이 없으면, 강변하지 않으면 논문이 아니니까. 나도 모든 게 좋다고 얘기하진 않는다. 오히려 호불호가 분명한 편 아닌던가? 그 호/불호에 대한 단호함이 논문으로 이어지지 않는다즌 점이 문제, 그리고 함정.

7. 삶은 별 것 아니다. 그냥 소박하게 하루하루 재미있고, 즐겁고, 보람있게 사는 게 장땡이다. 그냥 풀처럼 새처럼... 아둥바둥 살 이유가 하나도 없다. 돈 좀 더 벌어보겠다고, 이미 나올대로 나온 상위 계층의 배를 좀 더 부르게 해주겠고? 그건 죄악이다. 그런 행태에 분노한다. 배려할 줄 모르는 인간들. 먹고사니즘에 충실한 인간들. 차이를 인정할줄 모르고 자기 중심으로 통합시키려는 인간들. 내 분노 치수를 높이는 인간들이다.

8. 삼성이 한국시리즈 3차전을 이겼다. 넥센은 수비 실수와 한현희의 대담한 부족으로 졌다. 삼성이 또 우승하려나. 싫은데... 참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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