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 제목만 읽고서도 짜증이 확 밀려왔다. 평소에 내가 김 감독에 갖던 의구심이 확인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세상사는 대개 양면, 아니 다면적이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면만 듣고 보고 즐기기 힘들다. 내가 싫어하는 면이 있다면 감수하거나, 싫은 면이 너무 커지면 좋아하기를 포기해야 한다. 대개 그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겠지. 김 감독은 프런트와 갈등도 불사하고 자기 야구를 한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는다. 정면돌파형. 노통도 이런 과에 속했지. 조직, 선수들을 확실하게 장악한다는 점에서 어리버리한 감독들과 다르고, 그 화끈함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른 한 편으로 그는 성정지상주의자다. 승리를 위해서 일사분란하게 모든 것을 총동원하는하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한국 정치사에서 누가 연상되는가? 박통이다 박통. 총화단결. "조국 근대화"를 위해서 온국민이 총화단결하도록 밀어부치는... 오로지 아버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 가업을 물려받은 그X이 아버지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주는 김성근을 초청하는 것은 그래서 매우 자연스럽다. 우연찮게 김감독 박통 모두 일본 쪽이네. 김성근은 그래도 야구단 하나만 저렇게 만드니까 다행스럽다. 모든 야구단이 김성근식 야구를 하고, 김성근 강연을 들은 대한민국 조직들이 다 김성근식으로 바뀌고, 아니 온나라가 김성근식으로 사고하고 움직인다면... 그건 파시스트 국가다. 김감독은 사람들이 띄워주니까 지금 그 어느때보다 기고만장해있을 것이다. 비정상까진 아니지만... 이건 바람직하지 않다.
자율적이지 못한 인간들이, 스스로 인생을 개척할 능력도 자신도 없는 인간들이 강력한 지도자를 대망하는 것처럼...
아래는 내 마음을 대변하는 기사다.
[배우근의 야구블랙박스]감독은 선수의 스승인가?
"... 그런데 프로의 세계에서 감독이 선수들의 스승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감독과 선수는 각자 구단과 1대 1로 계약하는 관계고, 또한 각자의 존재 이유가 있다. 감독은 구단에서 뽑아준 선수들을 잘 운영하는 것이고, 선수는 몸값에 맞게 활약하는 것이다. 큰 틀에서 보면 같은 유니폼을 입고 한 배를 탄 동업자지만, 들여다 보면 철저히 개인사업자들의 집합체다.
...김응룡 전 감독은 “여기(프로)는 학교가 아니라 직장이다”라고 말하며 “기자들은 스승의 날이 되면 신문사 내 상급자에게 선물을 하나?”라고 되물었다. 감독은 상급자일 뿐, 프로선수는 말 그대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 인품을 가진 ‘야구 프로페셔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근 김독이 선수를 머리를 짧게하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놓고서 미국 뉴욕 양키스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규칙을 언급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구단의 전통과 감독의 지시를 구분할 줄도 모르는 멍청이들이다. 수십년, 심지어 수백 년 이상 시간을 통해서 만들어진 구단의 전통과 언제 바뀔 줄도 모르는 감독이 와서 선수들에게 찌질한 요구를 하는 것을 같은 선상에 놓고서 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감독 스타일일 뿐이다. 내가 보기엔 아주 짜증나는 스타일.
ps) ㅋㅋ 역시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 있단 말이지.
페북에서...
"김성근의 야구는 통합형과 독재형의 경계에서 독재형에 치우쳐져 있다.....야구인들은 김성근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바뀌어야 한다는데 동의 했다...언제까지 쥐어짜는 야구만을 할 수는 없다..민주적인 분위기에서 자란 요즘 선수들에게 먹히지 않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청와대가 그의 리더십을 배우겠다고 강사로 초대한 이유가 뭘까??
언급된 기사는 중앙선데이의 "효율 극대화 vs 개발 독재형 … ‘金의 방식’에 엇갈린 시선"
허구연 씨는 이런 얘기도 한 몽양.
" 그렇게 힘들고 혹독하게 훈련시키는데 왜 선수들이 따라오느냐.. 전 소통이 되는 감독이라고 봐요.. 무작정 힘들게만 시켰으면 엉망진창 되었을거에요"
뭐. 아주 틀린 말은 아닌데... 그러니 더 한국식 리더십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 박정희는 얼마나 정감있었나? 논두렁에서 농민들과 막걸리 먹으면서 국민들 계몽시키지 않았는가. 잘 살아보자고. 김성근은 "우리도 한 번 이겨보자. 우승해보자"고 하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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