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들르는 파리바케트. 친절하지 않다. 특히, 젊은, 아니 어린 여직원들이... 손님이 와도 인사는 건성, 뭘 물어봐도 대부분 퉁명스러운 대답이 돌아온다. 불만이 가득한 듯한 표정을 풀지 않은 채... "애써서 친절하지 않기" "감정노동에서 자유롭기"가 그 매장의 '문화'라도 되는 양... 심지어 며칠 전 방문에선 이 매장은 왜 이 모양이냐고 따질 마음까지 먹을 정도였으니... 앞으론 급한 일 아니면 가지 않는 것으로 내 반감을 '표현'하려고 한다.
난 이들에게서 손님은 왕이니까 왕같은 대접을 해 주길 기대한 것일까? 그들이 '감정노동'을 해주기를?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감정노동(Emortional Labor)은 "직장인이 사람을 대하는 일을 수행할 때에 조직에서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감정을 자신의 감정과는 무관하게 행하는 노동"을 의미한다. 이런 정의에 따르자면 난 그들에게 감정노동을 요구, 아니 적어도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감정노동을 하지 않는다는 건 그러면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인가? 아침에 남편, 아내와 싸우고 온 직원이 그 심리상태를 애써서 감추지 않고 매장을 방문한 손님에 대한 태도에 '반영'하는 것? 그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감정노동, 특히 부정적으로 이해되는 감정노동은 좀 더 좁게 정의되어야 할 것 같다. 자신이 어떤 심리상태로 출근을 했건 간에 손님에게 (가능한 밝은 얼굴로) "어서 오세요"라고 인사하는 게 감정노동은 아닐테니. 이런 인사 혹은 손님 응대 '노동'은 그저 '상식적인 기대'를 충족시키는 일상적, 의례화된 행위일 뿐이다. 손님이 뭘 물을 때 가능한 친절하게 응대하는 것 역시...
감정노동이 정말 반갑지 않은 노동이라고 얘기하는 경우는... 예를 들어 진상 손님, 부당한 고객의 요구나 태도에 대해서도 그저 수용해야만 하는 그런 경우 아닐까? 어떤 요구가 부당한지를 판단하는 기준 역시 대부분 '상식'선에서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난 그저 내 상식이 지켜지길 기대하는 것일 뿐이고, 그런 상식이 깨질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을 뿐이다. 지하철에서 내가 내리기도 전에 밀치고 들어오는 사람들, 내리는 문 옆에 서서 미동도 않는 사람들을 볼 때처럼... 혹은 좌회전, 후회전 깜빡이를 너무 아끼거나, 좁은 도로 1차선에서 무작정 정차하고 있는 차량들을 볼 때처럼... 대한민국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고 살려면 '상식'의 수준을 떨어트려야 한다. 저 아래 쪽으로...
아. 물론 이런 일상에서 얻는 스트레스만 있는 게 아니다. 각종 비리를 저지르고도 뿌끄러움은 커냥 큰소리를 지르는 이들을 볼 때... 도덕적으로 가장 깨끗한 정권이라는... 언어 모욕을 하는 낯짝들을 볼 때는 내 스트레스 지수는 급상승한다. 그런 기준도... 낮춰야 한다. 저 아래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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