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박남철 1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머니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나는 밤새도록 잠을 못 자고 있었다 어머니의 떨리는 목소리에 우선 가슴부터 철렁했다 재홍이는........거기 갔드나........ 웬일이세요, 이렇게 아침 일찍? 응....내가 니인데 머 부탁할 일이 하나 있아가........ 동생은 첫 휴가를 나왔었다 그가 귀대하는 날 아침 나는 3만원을 주자는 아내에게 단호히 2만원만 줘서 보내라 했다 아버지는 잘 계시고요? 응....인자 논에 나가셨다... 아버지는 대구 공사장에서 내려오신 거로 게군 우린 논을 다 팔았다 시골집은 저당 잡혀 있고 웬일이세요, 말씀해 보시라나까요, 통화료 올라가요.... 아버님이 아무 일 없으시다면 우선 걱정은 어머닌데 이렇게 전화를 하시는 걸 보니 무슨 갑작스런 노릇은 아닌 듯하고 어머니와 나는 지지난 달에 똑같이 한양대 신경정신과엘 들렀다 나는 신경쇠약이고 어머니는 나보다도 더 심하시다 조금만 움직이셔도 픽 쓰러지시고 가슴은 마구 둥당거리신단다 야야....내가 이거 자식한테 처음 하는 말인데... 어머니는 순간 목이 콱 막혀 오셨다 돈이 얼마쯤 필요해가 나도 순간 목이 콱 막혀왔다 어 얼마나 필요하세요. 어무이... 나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한 9마넌, 아니,아니, 딱 7마넌만 하모 되겠구나... 나는 더욱 눈물이 핑 돌았다 어머니의 가슴 두근거리는 소리가 마구 들려 오는 듯했다 예에, 그걸 뭐 그렇게 어렵게 얘기하세요 아무 걱정 마세요 어무이... 지난번 소아마비의 누이 동생이 결혼할 때도 나는 한푼의 부조도 못했었다 나는 그 누이를 미워하고 있었다, 아니 사랑하고 있었다, 아니 미워하고 있었다 그 누이는 그날 그 점촌의 예식장에서 90만원의 현금과 라이카 카메라 한 대를 잃어먹었었지 자기가 나온 전문대대학의 교수님이 주례를 서실 동안 신부 대기실에서는 그 돈과 물건이 증발하고 있었던 것 그리고 그 외제 카메라는 남에게서 빌려 왔던 것 그런데 어디다 쓰실 건데요...어머니의 목소리는 좀 풀려왔다 응,야야, 모심기를 할라카이 당최 현금이 있어야제... 요새는 일손이 귀해가 논뚝에서 딱딱 돈 안 주모 일 안해준다... 그까짓 농사 지아가 뭐해요! 나는 아니ㅣ 그는 갑자기 고함을 버럭 질렀다 성대 정치과엘 다니다 군대간 - 그는 장학생이었다 - 동생에 의하면 우리는 우리가 판 논의 소작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외가집 돈 240만 원과 또 무슨 돈 170만원 때문에 어머니는 거의 매일 울고 계셨고 야야...아무리 그래도 농사꾼이 농사짓다가 농사 안 지으모...어머니의 목소리는 다시 감기기 시작하셨다 나는 다시 눈시울이 뜨끔하여 예, 예, 알았어요, 알았어요, 오늘 당장 보내 드릴께요, 통화료 올라가이 빨리 끊으세요. 어무이 건강 조심하시소... 오야.....내 걱정은 마래이... 니 몸조심하고 어쩌고 하며 계속되는 걸 나는 수화기를 딸칵 놓아 버렸다 내 울화가 치미는 흐느껴지는 목소리를 어머니가 너무 오래 들으셔서는 안 되니까 어는 틈에 아내가 깨었던지 눈물이 흐르는 내 눈을 둥그렇게 쳐다보다가, 남산만한 배를 들먹거리며, 팔뚝을 마구 함부로 쳐들며 10만원 보내자, 10만 원,,하며.... 2 지난번 선거에서 아버지는 민정당의 박x석씨를 어머니는 서x열씨를 그리고 동생들 셋은 모두 최x환씨를 ---최x환씨는 성대 출신이다 - 찍었다한다 그러면 이 잠실의 강동구에서 나와 나의 정부인 나의 아내는 그 누구를 찍었었던가 글쎄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나는 죽어도 의회주의자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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