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잎은 하루밤 사이에 마르지 않았다. 한동안 커피 등을 만들고 남은 물을 매일 주다시피했는데 그 이후로 서서히 말라들어갔던 것이다. 잎이 하루아침에 말랐다면 물주기를 금새 그쳤겠지만... 서서히 말라들어가는 잎을 분별해낼 눈을 갖추지 못했던 것이다. 변화는 대부분 그렇게 진행되는 것 같다. 과정 속에서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기 때문에 상태가 현저하게 달라진 이후에야 비로소 놀라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도 그렇지 않은가? 어느날 어떤 상대가 내게 갑자기 화를 낸다면... 그건 "갑자기"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저런 못마땅함, 불만족 등이 쌓이고 쌓여 있다가 비로소 발현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세한 변화를 잘 감지하는 예민함이 항상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에고. 결론은 다시...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적절한 균형... 이네. 어쩔 수 없는 먹물... 치유불가능에 가까운 먹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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