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2일 월요일

1.
월요일 아침. 딸이 적절한 시간에 일어나줬는데 좀 더 자 버렸다. 개운하게 일어날 타이밍을 놓치고 잠을 더 자면 몸이 오히려 더 피곤해지는 현상. 비몽사몽 간에 지하철을 타고 사무실에 나왔다.

2.
아내가 내게 이런 저런 불평을 많이 이야기하는 편이다. 직원들에 대해서 그리고 시댁 식구들에 대해서... 직원들에 대한 얘기는... 리더는 외로울 수밖에 없다는 얘기로... 시댁 식구들에 대한 이야기는... 그냥 들어 주고 있고... (결론은 남편은 외롭다...)

3.
충북 어디에 있는 선배 한옥집에서 고기 구워먹으며 여름밤을 보내고 있다고 지인이 페북에 소개했다. 그 사진을 보는 순간... 그 정도의 여유도 즐길 수 없는 내 상황을 인식하게 되어 급우울해졌다. 이건 사는게 사는게 아니여... 언제까지... 나 뿐 아니라, 특히 아내에게도 그런 고통을 지우다니... 참 못난...

4.
페친이 귀뚜라미 소리를 들었다는 얘길 전한다. 뜨금한다. 안돼. 귀뚜라미가 벌써 울면 안돼. 날이 선선해지면 안돼... 전력난은 전략난이고.... 여름은 오래 가야 해... 하지만 밤이 찾아 오는 시간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5.
요즘 흰머리(새치?)가 갑자기 늘고 있다.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이렇게 늙어가는 것이다. 제대로 일도 못해보고 은퇴하게 생겼다. 큰 일이다...

6.
나름 페미니스트까진 아니더라도 여성의 입장을 이해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내를 보면서 내 한계를 자주 느낀다. 직업을 가진 여성에게도 전업주부에 '준'하는 역할을 알게 모르게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노골적으로 그런 기대를 드러내시는 부모님보다는 약하겠지만... 반면에 경제적 기여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나는 남자라는 이유로 가사 등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편이다. 물론 아내는 '간헐적으로' 불평하지만... 내가 크게 부담으로 느끼지 않는다.  남녀, 양성평등...은 한국에서, 아니 우리 가정에서도 여전히 먼 얘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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