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14일 금요일
어제 오늘 탈핵문제, 대안 에너지 등에 대한 글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생태주의, 녹색운동 등 전형적인 신사회운동. 이 문제에 대해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활동하는 학자, 활동가, 지식인들 중 낯익은 이름들을 어제 오늘 발견했는데... 한 편 부러웠다. 나는 왜 꾸준하게 관심을 갖고서 연구하는 주제를 꼽기 어려운지. 생명과학, 생명윤리 문제를 오랫 동안 붙들고 있긴 하지만 그것으로 내 관심사를 표현하기는 싫다. 그래서 사람들이 논문 주제가 뭐냐고 물을 때 선뜻, 기꺼이 대답하기 꺼려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루만이 전공이고 루만을 가지고 논문을 쓴다고 하면 훨씬 더 떳떳할 것 같지만 실상 그렇지도 않으니... 어정쩡하게 여기 기웃 저기 기웃해온 내 이력의 취약점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한국사회론"이다. 뭐. "한국 근대성"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이다. Modernity in (South?) Korea, Korean Modernity. 사실 이건 너무 큰 주제라 내 관심을 설명하는 정보가치를 갖기 힘들 수도 있겠다. 루만이 자신의 30년 프로젝트를 Theorie der Gesellschaft라고 설명하는 것처럼... 물론 루만은 그 이전에 보여준 게 있으니 그 표현의 의미가 전달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나는... 그 프로젝트를 수십년째 준비만 하고 있는 것이다. 준비과정에서 보여주는 것 없이 속으로 꾸역꾸역 밀어넣고 있는 것이다. 적당히 비워내야 더 새로운 것을 더 많이 담을 수 있는데도... 그게 비교할 수 없이 효율적이고 또 정신건강에 좋은데도... 산출하는 것 없이 심각한 변비 상태인데도 그냥 매일같이 집어넣고 있는 것이다. 에휴... 이럴 시간에 배출하자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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