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7일 금요일

어떤 사안에 대해서 다양한 견해가 있을 때, 그리고 그 견해들이 모두 나름 일리가 있을 때, 어떤 견해가 옳은지, 혹은 조금 더 옳은지 판단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누구의 견해인가, 다시 말해 그 견해를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보는 것이다(위험 인식 연구에서는 상식. 즉 위험 정도에 대한 지식 그 자체보다 그런 지식을 이야기하는 사람, 기관에 대한 신뢰의 정도가 위험 인식에 더 결정적이라는... ). 당사자의 태도를 보는 것도 필요하다. 저 유명한 솔로몬의 재판에서 아이를 가르겠다는 판결에 대한 태도 차이로 친엄마와 가짜엄마를 가려내듯이... (박찬욱 감독의 단편 영화 '심판'은 이 주제를 반복한다). 쌍용자동차 해고 문제에 대해서도 적용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구체적 내용과 쟁점을 잘 모르지만 지금까지 해고자들이 보여 준 모습과 그들을 돕는 이들의 면면을 보면 그 쪽에 손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최근 페친 김태호 님이 쌍용자동차 편을 들며 해고의 당위성을 설파하는 칼럼을 써서 약간의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잠깐 읽어본 바로는 그 주장에도 나름의 설득력이 없진 않았지만, 그래도 내가 선뜻 그 쪽으로 마음을 주지 못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