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7일 화요일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사건들 예를 들어 87년 항쟁으로 인한 민주화 등은 민심이 숙성된 이후 극적으로 표출된 것이다. 이한열의 죽음 등은 중요한 계기가 되었지만... 이승만 하야나 박정희의 죽음 모두 그런 경우들이다. 한두번은 속일 수 있고, 일이년은 억누를 수 있지만 그런 으로 오래갈 수 없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사실!

최근 한국 상황이 심상치 않다. 그네와 그 무리들은 당황할 수도 있다. 왜 나한테만 그래? 멩박이는 더 심했잖아? 심지어 억울해할 수도 있다. 난 그래도 걔보다는 나은데...
그네의 당선 배경엔 유동층의 기대가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런 기대들 말이다. 그래도 멩박이 보다 조금은 낫겠지. 그래도 나름 '원칙주의자'잖아? 경제민주화니 각종 복지 공약들... 최소한 지키는 시늉은 내겠지. 거짓말이라도 좀 덜하겠지... 등등.

멩박 무리에 대한 실망감은 87년 항쟁 이후 최대규모였다는 2008년 촛불시위, 나꼼수 현상 등으로 표출됐다. 하지만 촛불시위나 나꼼수 현상은 '민의'(나는 이게 '시대정신'이라고 믿는다. 시대정신이  항상 다수의견은 아니니까...)를 확인하는 계기이긴 했으나 근원적 변화로 이어지지 않았다. 멩박 무리는 해먹을대로 잘해먹었고, 심지어 그네가 정권을 이어받았으니... 하지만 그 '민의'는 그냥 흩어져 버린 않고 밑바닥에서 이어져 왔던 모양이다. 그네가 최소한의 시늉만 했더라면, 거짓말을 조금만 덜했더라면, 거짓말을 하더라도 조금만 더 세련되게 했더라면... 멩박 시대를 겪은 국민들이라 만족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 흐름이 그냥 밑바닥에 머물러 있었을 것이다.

그네 무리는 이번에도 얼렁뚱땅 거짓말이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던지, 아니면 촛불시위 때처럼 누르면 눌리고, 결국 시간은 자기 편이라고 생각했던지, 각종 의혹과 정책을 둘러싼 갈등을 키워나가고 있는 중이다. 한 번 속지 두 번은 속지 쉽지 않잖은가? 학습효과! 촛불시위 이후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던 정부의 거짓말, 위선 등에 대한 실망감, 짜증이 이제 두 배로 커져서 그네 무리를 덮치고 있는 형국이다.

숙성될대로 숙성된 민심의 파도를 본다. 눈뭉치처럼 커져가는 변화에 대한 갈망이 보인다.  국정원 대선 개입, 검찰 총수 끌어내리기 등에 대한 불만 등이 뭉치면서 커져가는 와중에 코레일 파업 사태가 발생했다. 지금 기세라면 촛불시위나 나꼼수 현상 등을 넘어 설지도 모르겠다.

"개인적 일탈" "민영화 의사가 전혀없다" 같은 서툰 거짓말로 사태가 수습이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네 정부 인사들의 거짓말 퍼레이드를 다룬 기사 댓글에서 4대강 사업이 자주 언급된다. 4대강 학습효과 때문에 그네 무리들의 거짓말이 잘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게 다 멩박씨 덕분이다.  Thanks! 2mb!

ps) 이런 생각을 하게 했던 계기가 된 글을 뒤늦게 찾았다. 어떤 역사학자의 견해인데 페친 한기호 님이 소개했다.

“나는 한국인을 믿는다. 지금 사람들이 조용히 숨어지내는 것 같지만 분명 일을 낸다. 내년 신학기를 보면 안다. 1910년에 엄청나게 억압받았지만 1919년에 3.1 운동이 전국을 뒤덮었다. 1980년에 피 비린내를 맛보고 운동권이 완전 작살났지만 87년 6월 항쟁이 있었다. 촛불시위 이후 지금 조용한듯 하지만 지금 이 나라의 위정자들이 하는 꼴을 보면 분명 일을 내고야 말 것이다.”

ps) 페친 고재열님의 분석.

"자, 그럼 박근혜정부가 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일까요? '대통령 물러나라'는 말? 이건 그냥 흘려듣겠죠. 제 생각에는 '이명박보다 못하다'라는 게 가장 치명적이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세계 금융위기'를 극복했죠. 그런데 박근혜정부 들어서 경제는 급격히 기울고 있습니다. '경제민주화'나 '창조경제'는 전혀 실현되지 않고 있구요. 당연히 대통령이 경제를 모른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박근혜정부의 대응카드는 야당과 국민에게 덤터기를 씌우는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이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진보언론이 이런저런 트집을 잡고, 국민들이 난리를 쳐서 경제가 난항이다, 이런 핑계를 대는 것이죠. 아마 이것이 기본적인 지방선거 대응전략일 것입니다."

직계 식구들은 대부분 보수에 가깝다. 멩박이에 대해서도 '그래도' 경제위기만큼은 잘 극복하지 않았느냐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다. 고재열씨도 그걸 인정하는건가, 아니면 그렇게 인정받고 있다는 건가? 과연 그런가? 경제위기를 극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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