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5일 일요일

요즘 discrepancy, decoupling, dislcoation, disassociation, dieembodiment 같은 표현들과 친하다. 한국어로는 분리, 분해, 탈구 정도로 매우 심심하게 번역된다. 여하튼 이상과 현실의 decoupling을 얘기하고 싶은 것이다. 이상과 현실의 결합이 풀리는 과정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분리되어 저만치 멀어져가는 이상을 바라보는 현실의 심정을 묘사하고 싶은 것이다.

얼마전에 한 번 썼던 기억이 있는데... 내 인생에서 중요한 "예식"은 대부분 내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 가깝거나 먼 타인과의 관계도 대부분 그랬던 것 같다. 내 기대(이상)와 현실이 그나마 비슷하게 함께가는 경우가 드물고 그래서 소중하다.

기대와 현실의 괴리, 간극, 분리... 는 한편으로 내 취향이 좀 까다롭거나, 기대치가 높기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설명으로는 석연치 않다.

루만의 '열정으로서의 사랑'을 제대로 읽진 않았는데... 여하튼 루만은 사랑을 인간의 감정으로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부여되는, 그래서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친밀한 관계를 현성하는 매체로 보았다.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배운다. 특히, 소설 등을 통해서. 요즘 같으면 드라마, 영화도 추가되어야겠지... 낭만적 사랑, 열정적 사랑 등에 기대를 배우는 것이고, 그 기대에 맞게 행동하도록 기대되는 것이다. 결론은... 현실과 기대의 커다란 간극, 괴리...

무엇을 기대하도록 기대되는가? 내가 실망하게 되는 근거는 바로 기대 때문인데, 도대체 누구의 기대인가? 나는 도대체 어떤 기대를 충족시키려고 그렇게 애쓰나? 그 근거가 참 취약한 것 아닌가?

여하튼 누구의 기대인줄도 모르는 기대를 기대하고 실망하고...

그런 걸 좀 내려놓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 있을까? 사회에서 스스로 배제되는 길을 택하지 않는 이상... 그런 기대는 정말 최대값을 갖는 기대일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