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24일 목요일

기록해두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놓쳤다. 세월호 관련 이야기였을 것이다. 아침에 라디오 듣다가 생각났을까? 라디오 방송에 나온 이가 이런 얘길했다. 정부 비난하는 게임을 그만둬야 한다고. 한국 사회의 문화가 문제라고. 안전불감증 같은.... 송영선 씨도 그런 논지의 얘길했다가 욕을 엄청나게 먹었는데... 정부 혹은 국가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동시에 여러 사회 문제를 공적 메커니즘이 아닌 개인, 가족을 통해서 해결하려는 경향도 보이는 이중성은 참 독특하다. 여하튼... 이런 주장이 일리가 없진 않지만 이 시점 이 상황에서 강조하기엔 뭣한 이야기다.

아 생각났다. 어제 저녁 카페에서 작업하는데 느즈막히 70을 넘긴듯한 남성 노인 둘이 들어섰다. 술을 마신듯... 나이 많은 쪽 노인네가 온 카페가 떠들썩할 성량으로 욕까지 섞어가면서 나이 적은 노인을 야단하는게 대화의 핵심이었다. 내가 원래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연장자들을 존중하지 않는 편이긴 하지만 어제 같은 경우는 정말이지... (이하 심적 상태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생략)... 도무지 타인을 배려할 줄 모르는 저 무식함, 천박함, 미개함(그렇다. 정몽준 아들이 썼다는 그 표현. 미개함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표현이네요. 정몽준 회장님, 국회의원님 아드님! 아시겠어요?). 그러면서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 생각도 했다. 무슨 대단한 씨맨십, 직업의식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배려심만 갖췄어도 그렇게 혼자 살 마음을 먹지 않았을텐데... 그들은 대부분 '구원파' 신도라고 한다. 구원에 대한 확신도 가지신 분들이 그렇게 살겠다고 서두르셨을까.... 원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는 이들은 이웃을 더 배려해야할텐데... 교회에서도 나의 구원을 제일 우선시하도록 배웠을 테니...

안전을 얘기하는데.... 발생가능성이 있다면 일단 조심하라... 글쎄. 그게 될까? 위험연구에서 자주 쓰는 흥미로운 표현이 있다. How safe is safe enough? 너무 많은 조심은 새로운 위험을 부른다. 조심을 강조하는 이들은 언제나 옳다. 그러다가 사고가 나기라도 하면 더 의기양양한다. 시민단체들. 거 봐. 내가 조심하라고 하지않았냐고. 물론 지나친 낙관, 그리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고 타인의 위험을 방치하는 행위는 용납하기 힘들다. 하지만 안전을 강조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어떤 이가 하루 두 끼 먹더라도 안전한 사회에 살고 싶다는 얘길 해서 공감을 얻기도 했나 본데, 과연 그럴까? 하루 세 끼 먹는 것도 안전에 속한다. 결국 어떤 안전을 더 중시하느냐의 문제다. 완전한 안전? 어짜피 불가능하다. 물론 현재 한국 상황에서는 안전을 더 강조하는 일이 필요하다. 백번....

여하튼... 규제 강화나 직업윤리 같은 복잡한 메커니즘이 아닌 그저 원칙, 상식에 충실하고 타인에 대한 상식적인 배려 정도만 갖추고 있었어도 이렇게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지 않아도 되었을 것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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