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27일 일요일

학위를 끝냈거나 곧 끝낼 사람들과 연락을 했다.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 이야기도 들었다. 만감이 교차한다.

요양원에 계시는 외할머니를 뵙고 왔다. 아흔을 넘기셨고... 야위신... 여러 생각이 든다. 어릴 때 방학에 놀러가곤 했었는데... 대학 때 혼자 다녀왔던 생각도 났다. 2학년 때였나. 외로움을 찾아다녔던 그 무렵... 아. 갑자기 그 시절이 그립다...

기아는 오늘 졌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LG에게 위닝 시리즈를 선사했다. 기특하다. 다행하게도 경기를 보진 못했다. 8회초 1점을 내서 1 대 0으로 이기고 있다가 8회말 두 점을 줬고, 9회 초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있었으나 놓쳤나보다. 전형적인 약팀의 모습이다. 일찍 경기가 끝난 덕에 야구를 기웃거리지 않아서 감사하다.

사회과학 연구에는 너무 많은 '의미'가 부여된다. '해석'이... 다양한 해석 가능성 중에서 무엇인가를 선택해야 하는데.... 문제는 그 의미가 수시로 바뀐다는데 있다. 어떤 이야기가 필요한가... 결론을 내려놓고 그 쪽으로 이야기를 몰고가는 것 같다. 참 더럽다. 짜증난다.

짜증난다. 이 상황이...

대한민국의 상황이 짜증난다. 그 천박함이... 고작 조금 더 세련된 방식으로 작동하는 국가들을 부러워한다. 무슨 대단한 사회 변혁을 이야기하는게 웃길 정도로...  천박함.... 세련되지 못함... 사실 큰 차이가 아닐 수 있는데, 결코 작지 않다. 결론, 의미, 해석의 방향... 너무 뻔하다. 뻔한 결론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그래. 한국은 천박하다. 많은 것을 이룬 것 같지만 고작 이것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 결론을 내려야 할까? 고작 그 얘기를... 해야할까? 조금만 더 세련되자? 조금만 더 상식을 생각하고, 원칙을 지키고, 뭐 그런?

사회과학 연구가 재미있으려면... 상식이 된 주류적 접근에 도전해야 한다. 하지만 상식이 상식이 아니라면... 그래서 상식을 지키라고 강조하는 것이 의미있는 일이라면... 그 얼마나 꼰대스러운 학문인가... 그건 무슨 대단한 분석이나 어려운 개념, 이론이 필요하지도 않는 그런 상황 아닌가?

하지만... 그 뻔함 속에서도... 신선한 접근은 가능한다. 예를 들어... 규제와 관련해서... 무척이나 뻔한 연구 분야같지만... 그 속에서도 흥미로운 접근이 있다. 예를 들어 지원 정책은 규제와 반대라고 생각하지만 지원정책도 규제적 성격이 있다는... 그래서 규제개혁을 얘기할 때  지원정책도 고려해야 한다는.... 좀 자세히 살펴보면 나름 신선한 접근이고, 또 실천적 함의도 있다.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로 한국 사회가 지금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고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과연? 황우석 사건 때도 그런 얘기 들은 것 같은데? 한편으로 한국 사회는 이미 많이 바뀌었고, 바뀌고 있고... 다른 한 편 한국 사회는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고, 바뀔 수도 없다. 모순 같지만 그게 현실이다. 아니 현실인 것 같다. 결론은 관점의 문제라는... 무엇을 강조하느냐... 관점... 관찰... 관찰자... 관찰자 시점에 따라서 완전히 달리 보이는... 앞이 뒤고 뒤가 앞이고 나는 계단을 내려가는데 올라가고 있는...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세상은 돌아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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