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겠지만, 내겐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시원한 문장이다.
"모던적 사고를 떠받치는 하나의 기둥은 합리주의다. 이에 따르면, 인간의 이성이 파악할 수 있는 것만이 지식으로 인정받는다. ... 모던적 사고의 두번째 기둥은 주관적인 자유(비합리주의)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과학이 적용되는 현상계phenomenal realm 이외의 또 하나의 영역, 즉 종교적 도덕적 영역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 인간은 비합리적인 비약을 통해서 이러한 영역에서 의미를 찾으려하는 것이다. 여기로부터 개인주의에 대한 모던의 지나친 강조가 나온다. 낭만주의 운동 역시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합리성을 포기해야 한다는 이러한 사상에 크게 빚지고 있다. 낭만주의에 있어 아름다운 것은 이성이 아니라 예술 작품이며, 그것은 비록 인간이 만들었지만 만든 자를 초월하여 인류를 진리로 인도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 모더니티의 변증법적 특징은 임마누엘 칸트에 이르러 가장 뚜렷이 드러난다. 보통 칸트를 가리켜, 과학을 '살린' 동시에 종교에 대한 '여지를 남겨놓은' 자라고 평가한다. ... 변증법적 사고는 ... 문화 전반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영화감독 우디 앨런Woody Allen... 그의 필름에서는 ... 정직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삶의 의미를 찾는 모습과 동시에 아무 것도 찾지 못하자 순간적인 쾌락을 즐기고 삶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포기해버리는 모습이 공존한다... " (윌리엄 에드가 William Edgar, '모더니티, 포스트모던 그리고 복음')
내가 원칙에 대한 내 원칙을 설명하기 어려운 까닭을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겠다. 공존하기 힘든 원칙, 경향을 통합해야하는 어려움. 원래 일관되게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내 잘못이 아니야ㅠㅠ 질서, 원칙도 지켜야 하겠고, 자율적 판단도 인정해야 하고... 독일에서는 '성인의 판단, 책임' 뭐 그런 걸 기준으로 삼는 모양이더만...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