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태가 보여주는 한국의 문제점은?
그것을 나름 잘 지적하는 글이..."세월호 참사, 더 깊게 생각해볼 것들" (출처: ppss, 글쓴이 capcold)
황우석 사태와 비교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워낙 추상수준이 높은 이야기들이긴 하지만 그게 한국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기도 하고...
(1) 일단 문제를 지적하자면... (문화 I)
- 발전주의, 경제적 이윤, 효율성, 국익 최우선주의, 목적을 향해서 단합하길 좋아하는 권위주의...
- 반면에 그것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가치들을 무시하는 경향, 편의주의적으로...
- 생명의 가치를 무시하는 경향, 개인의 권리, 인권...
- 원칙이나 제도를 무시하는 경향...
- 감추는 경향...
- 비정상의 정상화...
- 일탈에 대한 불이익 (disincentives)가 너무 약하다.
-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자가 되거나 권력을 잡는 자들에 대한 사회적 처벌이 너무 약함.
- 공정하지 못함....
- 남의 눈치를 봄
- 권력의 집중 등등.
서로 연결되어 있는 가치들, 접근들, 지향들, 문화들...
그것을 근본적으로 전복시키지 않는한... 변화는 힘들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전문지식, 기술, 자원 따위가 아니라는 점에서 후진국은 아니다. 그것을 운용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책임을 질 수 있는 인력, 책임감 등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후진성을 보인다.
(2) 사회구조적 변화가 이런 후진성을 강화하는 측면이 있다. 오히려 근대적 사회구조의 체계합리성을 더 충실하게 따른다 (사회구조 I)
민주화, 사회체계들의 자율성 강화, SNS 발달 등으로 이전 같으면 듣기 힘들었던, 자발적으로 꼴동 보수가 되려는 인간들의 후진적인 천박한 입장들, 목소리, 담론들이 활발하게 유포될 수 있게 되었다. 구조적으로도 통제하기 힘들어졌다 (물론 이건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나름 진보적인 대통령, 정권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이런 변화는 안타까움을 자아내지만, 멩박 그네 같은 정권 치하에서는 오히려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3) 그럼에도 한국이 후진국이고, 한국이 침몰한다고 단언할 수 없는 이유는... (사회구조 II)
황우석 사태 때도 이러다 나라가 망할 것 같다는 이야기들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만만하지 않은 것이다. 상당히 분화되었고, 안정성, 유연성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게 반드시 긍정적이라는 판단을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이 그렇다는 얘기다. 기능적 분화의 모순과 문제점을 다루는 메커니즘과 문화는 저발전 상태지만 여하튼 사회구조 자체는 매우 분화된 모습을 보인다. 소통 방식의 다양화.... 비록 전통적인 권위들은 도전을 받지만, 그것을 비판하고 대안적 전문지식과 권위있는 지식과 주장에 대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소통은 정말이지 한국 사회의 안정에 기여하는 바가 상상이상으로 큰 것 같다. 이 분노의 에너지, 관심을 풀어낼 대상이 있다는 점이 말이다. 전통적인 방식이 잘 작동했다면 사태는 자체는 잘 정리되었겠지만, 대중들의 관심과 에너지는 묻혀있었을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그런 에너지가 대개 축제, 파티, 스포츠 경기, 취미생활 등을 통해서 발산될 것이다. 한국에서는 사회적 에너지가 특히 분노와 불신으로 쉽게 결집되는 경향을 보인다. 물론 '국익' 같은 집단적 희망을 중심으로 뭉치기도 하지만... 그런 차이가 있긴 하지만 한국은 결코 만만한 나라가 아니다. 전통적 제도 중심의 소통의 허접함, 그것이 만들어내는 분노가 인터넷을 통해서 표출되면서 그나마 상쇄되는 것 같다. 물론 인터넷 자체는 다양한 목적을 위해서 이용된다. 황우석 사태의 경우 국익 담론의 결집으로...
여하튼 한국 사회의 사회구조적 복잡성, 분화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4) 그네 지지도가 여전히 높은, 이 불가사의한 현상.
유체이탈화법, 전지적 대통령 시점의 발언들을 쏟아내며, 도무지 사태파악도 제대로 못하면서... 그런 리더십이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놀랍다. 언론들이 그 X을 옹호하기 급급한, 관료들은 아부하기 급급한, 게다가 이같은 거대한 실정과 무응에도 지지도가 유지된다는 사실이 놀랍기 그지 없다.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내각책임제 국가 같으면 내각 총사퇴해야 할 정도의 큰 사건인데도, 그렇게 많은 분노와 안타까움에도 어떻게 그 최종 책임자는 신성불가침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도대체 이 와중에 이 x을 지지하는 그 심리는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메르켈에 대한 평가 중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메르켈을 우습게 생각하는 순간, 벌써 진거라는... 어쩌면 그 X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무서운 X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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